권오준 포스코 회장 "해외자원투자 성공 못했지만 의혹은 없어"
2018-03-09 14:41:18 2018-03-09 16:15:40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팀장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0기 포스코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오준 회장을 정면겨냥해 해외자원 투자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포스코건설이 에콰도르 산토스 CMI를 인수하면서 포스코는 EPC웨쿼티스를 550억원 주고 샀다"며 "EPC에쿼티스는 2016년에 80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바로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1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 모두 손실을 올려야 하는데 포스코엔지니어링만 손실을 처리한 뒤 포스코 건설과 합병했다"며 "이 모든 과정과 마지막 처리 절차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투자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정씨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권 회장은 "남미에 투자한 포스코엔지니어링 관련해서는 투자 측면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증자를 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회계 절차와 감사를 받아서 한 것으로, 부실 사업이 있는데 계속 갖고 가는 것은 장래를 위해 좋지 않다고 판단해 깨끗하게 정리했다"고 답했다.
 
정씨는 "포스코가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실패라고 봐야 하지만 당시 산토스 CMI 지사장이었던 이용일 전무는 포스코건설로 복귀하면서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며 "어떤 판단에 근거해 손실을 입힌 사람을 승진시켰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권 회장은 "이용일 본부장은 산토스 정리를 나름대로 깔끔하게 하고 돌아왔고,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능력을 인정해서 임명을 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정씨는 또 "포스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을 예정인데, 그 자리를 유지할 것"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제가 대표이사(CEO)를 계속 수행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단순하게 개인의 의사가 아니라 주주총회나 이사회 등의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뉴시스
 
아울러 이날 주총에서는 포스코 하청노동자에 대한 주주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포스코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는 "포스코에 다니고 있는 하청 노동자 15명이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통해 고등법원에서 승소하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대법원에서 고등법원과 같은 포스코 직원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이행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또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활동을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권 회장은 "대법원 선고를 존중해 노사화합을 최대한 이룰 수 있도록 하고, 판결 전이라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서 좋은 대책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포스코를 위해서 일하는 모두가 가능한 차별을 적게 받고 일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사내·사외이사 선임의 건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사내이사는 오인환 사장과 장인화 부사장, 유성 부사장이 재선임됐다. 신규 사내이사로는 전중선 포스코강판 사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전 회장과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임명됐다.
 
한편 정씨는 재직 시절 업무상 형성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경영진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사 이미지를 실추했다는 이유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16년 2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포스코 경영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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