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조사하기 위해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 소환을 통보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의 금품 수수 등 뇌물 혐의, 실소유주 논란이 제기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와 관련한 뇌물·횡령·직권남용 등 혐의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그동안 진행된 수사를 고려할 때 실체적 진실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 분량이 방대해 통상 절차에 따라 대면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5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과 2010년 김성호·원세훈 국정원장에게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구해 김 전 기획관이 2억원씩 총 4억원을 수수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11년 청와대 등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도 1월26일에 이어 오는 7일 다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팔성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005930) 법무실 전무에게 약 14억원, 이상득 전 의원에게 약 8억원을 전달한 혐의와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이 제17대 총선 전 이 전 대통령에게 공천 헌금을 전달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해 5일 천신일
세중(039310) 회장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의 사무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천 회장과 최 전 위원장을 조사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다스와 관련한 삼성전자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다스는 2003년 5월부터 전 BBK 투자자문 대표 김경준씨를 상대로 투자금 14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하던 중 2009년 미국의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를 선임했지만, 이후 다스가 아닌 삼성전자가 그해 3월부터 10월까지 소송 비용 40억원 상당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다스는 결국 2011년 2월 승소해 투자금 전액을 송금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2일 이 전 대통령의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국장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 자금 10억8000만원, 다스 협력사 ㈜금강 자금 8억원을 빼돌리고, 2017년 12월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가 설립한 에스엠의 자회사 다온에 홍은프레닝 자금 40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경준씨가 다스로 투자금을 송금한 것에 대해 장모 옵셔널캐피탈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 총영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한 다스 지분 등 확인을 위해 검찰은 지난달 25일 이시형 전무를, 이달 1일과 4일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 다스 회장을 각각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다스의 지분은 이 회장이 47.26%,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가 23.6%를 보유하고 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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