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소아자폐증 극복 사례에서 얻은 교훈
2018-03-15 08:00:00 2018-03-15 08:00:00
뉴스토마토와 함께 저소득가정의 자폐아동 치료를 지원하는 ‘드림토마토캠페인’은 필자에게 매우 특별한 행사다. 치료재능이 사회적인 나눔으로 이어지기에 보람도 있어 매년 시행하고 있다. 치료를 했던 모든 아이들이 소중하지만 얼마 전 치료를 마무리한 남자아이는 매우 중요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지난 1월 21일 뉴스토마토에 보도된 기사에는 그 내용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 참고기사 【드림토마토 캠페인 성료…"자폐환아 정상판정 성과"】
 
이번 칼럼에서는 이 아동이 정상 판정을 받은 성과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해석해 보고자 한다.
 
만 5세가 넘은 이 아동은 2년 전 대학병원에서 검사결과 CARS(아동기 자폐증 평정척도)는 33.5, 지능은 70 미만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3급 진단을 받았다. 그 이후 다양한 치료과정을 통해 조금씩 호전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폐아동으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상호작용 또래보다 한참 떨어지는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6개월의 치료과정을 통해 아동은 눈맞춤 호전, 호명반응의 호전이 빠르게 진행되며 상호작용능력이 개선됐다. 그 결과 자폐의 수준을 평가하는 자폐평정척도상에서 CARS 점수가 33.5에서 15점으로 정상수준을 회복했다. 자폐치료를 통해 사회성이 개선된 경우 CARS 점수가 호전된 예로 보고된 사례는 적지 않으니 놀랄 일은 아니다.
 
실제 주목하고 싶은 점은 지능의 변화다. 이 아동은 70 미만의 지능 상태로 경도의 정신지체로 평가되었지만 6개월 치료 후 지능이 93으로 상위 31.2%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지능 평가상 정상아동으로도 회복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적장애였던 아동의 지능이 좋아져 정상으로 발달이 이루어진 것인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지능이란 대뇌피질의 종합적인 정보처리능력에서 만들어진다. 대뇌피질의 기능이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만 6세가 다된 아이의 지능이라면 변화가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원래부터 이 아동의 지능은 높은 편이었다. 임상심리사의 평가는 93이라고 평가하며 잠재지능은 114수준까지 기대된다고 평가한 이 수준이 원래의 지능이다. 문제는 자폐증 상태에서 검사자의 질문이나 대화에 집중을 기울 일 수 없는 감각이상상태였고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할 감각처리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렇게 감각처리능력이 손상된다면 상호작용자체가 단절되기에 아동의 지능평가는 제대로 이루어 질수 없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자폐아동들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로 평가받곤 한다. 그러나 감각처리능력이 회복돼 검사자와의 상호작용이 회복되면 제대로 된 지능평가가 가능해진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자폐아동과 지적장애를 연계시켜 이해하는 태도는 매우 잘못된 이해방식이다. 대부분의 자폐아동들은 바보인 듯 보이지만 머릿속에 천재성이 꿈틀거리는 아이들이다. 문제는 치료를 통해 그 재능을 이끌어 내주는 치료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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