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오리온이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히트상품을 연속 배출하고 있다. 저성장 늪에 빠진 제과업계가 오리온의 노하우에 주목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신세계백화점 서울 반포의 강남점과 경기 용인의 경기점 등 2곳에 운영 중인 디저트 초코파이 매장 '초코파이 하우스'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강남점은 한달째 매진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경기점도 입소문을 타며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초코파이하우스에서 판매중인 '디저트 초코파이'는 '초코파이'를 수제 프리미엄 버전으로 재해석한 메뉴다. 오리온의 디저트카페이자 R&D역할을 담당하는 '랩오(Lab O)'에서 파티셰들이 개발한 레시피와 엄선된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다. 100% 카카오버터로 만든 리얼초콜릿 코팅에 천연 바닐라빈과 프랑스산 그랑마니에를 더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스노우 마시멜로'가 특징이다. 제품을 보호하는 동시에 제품 개봉 후 한 손에 들고 먹기 편리하도록 디저트 초코파이 전용 '트레이'도 개발, 편의성도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1호 매장을 선보인 뒤 3개월 동안 누적 판매량 17만개를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SNS에서도 연인들에게 특별한 날의 선물로 제격이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구매 후기가 봇물을 이룬다"면서 "실제 제품을 구입하려는 2030 세대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전국 백화점에 추가 입점을 추진 중이며 생산시설 확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이 지난해 3월 출시한 '꼬북칩'도 60년 제과 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결집한 제품이다. 오리온기술개발연구소에서 8년의 R&D 과정 끝에 구현해낸 제품으로 출시 당시부터 주목받았다. 꼬북칩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200만 봉을 돌파했다. 이는 1초에 1봉 이상 팔린 셈으로, 매출액으로는 35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제과업계 '대세 스낵'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국내 최초 4겹 스낵으로 제과업계에 '식감' 트렌드를 일으켰고, 매진행렬을 이어가며 물량 부족을 겪다 오리온이 라인 추가 설치를 결정, 지난 1월 생산량을 기존 대비 2배 늘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홑겹의 스낵 2~3개를 한꺼번에 먹는 듯한 풍부한 식감과 겹겹마다 양념이 배어든 진한 풍미를 구현해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단기간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며 "8년에 걸친 개발 과정 노하우가 담긴 생산설비에 대해 지난해 4월 특허를 출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중 중국 현지 공장에도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꼬북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바삭한 식감의 스낵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 특성상 현지에서도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오리온은 농협과 손잡고 쌀가루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앞서 양사는 2016년 각각 51%, 49%씩 지분 투자해 '오리온농협' 합작사를 설립했다. 다음달 합작공장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경남 밀양에 3만6000㎥로 지어진 이 공장은 연간 8000t의 쌀가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농협은 공장에서 쌀가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며 오리온은 쌀가루를 활용한 간편대용식류와 제과류 등 제품을 지속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공장이 가동하면 쌀 공급과잉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며 "식사대용식과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쌀가루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R&D 역량을 활용해 밀가루로 사용하는 기존 제품 중 일부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디저트 초코파이'를 소개하고 있는 초코파이하우스 매장 직원들(왼쪽)과 '꼬북칩'을 소개하고 있는 싸이. 사진/오리온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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