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통해 1박2일 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후 27일 북한으로 돌아간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중국과, 경제상황 개선을 위해 대중교역 확대가 필요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중국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 하루종일 함구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보도 진위여부를 포함해 관련 상황과 동향을 면밀히 파악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확인해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의 움직임에 대해 며칠 전부터 파악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면서도 “실제 누가 (중국에) 와 있는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안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별개로 국내외 일부 언론들은 정보당국자의 말을 빌어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또는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중한다면 굳이 특별열차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김정일을 제외한 북한 고위인사들이 과거 김정일이 이용하던 특별열차를 이용해 중국을 방문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룡해·장성택 등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을 찾았을 때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관련 사실을 미리 공개했지만,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대부분 북으로 귀환한 후 관련사실을 공개한 점도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높인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중 양측은 관련 의견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강조한 가운데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별도로 중국의 현물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한반도 정세가 남·북·미 위주로 흐르면서 내부에서 ‘차이나 패싱’ 우려마저 제기되는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전격적인 회동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고위급 인사가 실제 (중국에) 갔다면 북한이 상당히 고차원적인 수를 쓰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과 대화를 앞둔 가운데 잘 안되더라도 ‘우리에겐 중국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 아니겠나”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27일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제기된 가운데 북측 고위인사를 태운 것으로 보이는 20여대 차량이 댜오위타이 영빈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트위터 영상을 캡쳐한 것.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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