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내주 개헌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회에 전달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4일 ‘국민투표법 개정촉구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민투표법 개정 여부는 국회의 개헌 의지를 확인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이번 주 내 국민투표법 개정을 촉구하는 대통령의 서한을 국회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정치권이 개헌을 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국민투표법 개정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며 “개헌 내용에 대한 합의를 떠나 개헌의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투표법 개정을 우선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4년 국내 거소 신고가 안 된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 14조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해당 조항은 2016년부터 효력을 상실했다. 투표인 명부작성과 관련된 이 조항의 개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투표에 참여할 투표인 명부조차 작성할 수 없는 상태다.
임 실장은 “국민투표법을 위헌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투표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당장 헌법 개정은 물론이거니와 필요시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한 정책에 대해 국민의 의사를 직접 물을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며 국민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도전”이라며 “이를 바로잡지 않고서 헌법기관의 책무를 다한다고 볼 수 없고, 국회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민투표법 개정이 안 되면 6월 지방선거 개헌 동시투표가 불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현재의 국민투표법을 적용하는 것이 위헌이라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동시투표가 동력을 잃으면 개헌논의도 동력을 가지기 어렵다”면서 “개헌은 공감대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해야한다. 그 시기를 놓치면 정치공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고 국정운영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며 자유한국당의 ‘10월 개헌론’에 선을 그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민투표법 개정 촉구에 대한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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