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트럼프 엄포 속 한미 방위비 협상 전략 부심
2차 회의 11~12일 제주 개최…"국민 납득할 수준 합리적 협의"
2018-04-09 15:15:04 2018-04-09 15:15:0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한국과 미국 간 방위비 분담규모를 논의하기 위한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 2차 회의가 오는 11~12일 제주도에서 열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추가분담금 등에 대해 양국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협상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협상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9일 “양쪽의 구체적인 제안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듯하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의 합리적인 분담금 결과 도출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에서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미측에서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며, 양국 외교·안보부서 관계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9차 분담협정을 통해 합의한 2014~2018년 분담금 규모는 금년 말로 적용이 끝난다. 올해 우리 측이 부담한 분담금은 9602억원이며, 한미 양측은 2019년부터 적용되는 분담금 규모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1차 회의는 지난달 7~9일(현지시간) 미 호놀룰루에서 진행됐다.
 
분위기 상 양측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동맹국에 대한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속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한국을 보라. 미군이 한국의 경계선을 지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린 그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 이슈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이슈까지 연계해 접근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미측에서 무리한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측은 1980년대 이후 자국 재정적자 누적과 동맹국 경제성장을 이유로 들며 미군의 해외주둔 비용을 분담해줄 것을 요청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지난 3년 간 미국으로부터 구입한 무기가 14조원 규모라는 등의 논리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협상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미측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최근 “국민과 국회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2014~2018년 분담금 규모를 논의한 9차 협정도 2013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10차례 협의 끝에 체결된 바 있다. 양국 합의가 국회 비준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TF 관계자는 “이번이 두 번째 협상이다 보니 조금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제1차 고위급회의 시작 전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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