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사드 부지 선정 과정에 롯데가 먼저 성주골프장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롯데에 유독 보복을 가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란 전언이다. 사드 갈등 해소 협상이 크게 진전되지 않는 한 롯데 문제도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울 듯 보여진다.
중국에서 대관업무를 하는 재계 관계자는 9일 “중국정부는 사드 부지 선정 당시 롯데가 먼저 전 정부에 성주골프장을 제안했던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먼저 제안한 것과 협상은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중국이 롯데에 앙심을 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국방부가 돌연 성주 지역 내 다른 부지를 찾겠다고 밝혔을 때 이미 롯데 제안을 받은 이후로 본다”며 “지금 일부 단체관광을 허용해도 롯데매장은 가지 않는 조건을 다는 등 보복이 심한 것은 단순히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은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8월4일 국방부는 성주 지역 내 다른 부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성산리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며 다른 부지 가능성을 부정했던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두달여 뒤 국방부는 롯데 소유 성주골프장 배치를 발표한다. 이후 양측은 성주골프장과 남양주 군용지를 맞교환하는 방법에 최종 합의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정부 내 기류를 보면 사드보복을 풀어도 롯데에 대한 규제가 쉽게 풀릴지 미지수”라며 “사드를 철수하거나 어떤 특단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뜸을 들일 듯싶다. 그래서 특히 남북정상회담 등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중국 사드보복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내 롯데마트 다수는 영업중지 처분을 받고 한동안 버티기 끝에 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매수자도 선뜻 나타나지 않는 양상이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 롯데월드 건설공사도 현지 당국의 조치로 중단된 지 18개월째다. 아직까지 공사재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사드 갈등을 해소하기로 선언했지만 실질적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방한해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은 다시 부풀었다. 양국은 이달 중 차관급 연례 협의체인 경제공동위원회를 2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사드 보복 조치 문제를 해소하는 실무적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16년 중국 단체관광객이 롯데백화점 광주점을 방문한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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