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NAVER(035420)(네이버)의 쇼핑서비스 '네이버쇼핑'의 성장세가 매서워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13일 산업연구원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은 지난해 4조6000억원으로 추산돼 G마켓과 옥션을 합친 이베이코리아(13조7000억원)와 11번가(9조원)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쇼핑은 지난해 4분기에만 거래액이 2조원에 육박했고 이 기세라면 올해 거래액 9조원을 넘겨 11번가와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거래액뿐만 아니라 쇼핑 검색 제휴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에 대한 오픈마켓 의존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 거래액 중에서 네이버쇼핑을 통해 유입되는 비중이 20~30%대 까지 올라갔다"며 "이를 걸러내면 오픈마켓 자체 거래액은 더욱 떨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쿠팡을 제외한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대부분이 네이버쇼핑 검색서비스와 제휴를 맺고 있다. 제휴를 통해 경쟁자인 네이버에게 상품검색 데이터베이스(DB)와 마케팅 수수료도 제공한다. 업체들이 네이버에 지불하는 수수료 합계는 연간 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쇼핑 페이지.
이처럼 불과 몇년 사이에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채널로 부상하면서 기존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사업자는 네이버"라고 입을 모아 말 할 정도다.
네이버쇼핑은 사업자와 이용자입장에서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이용자입장에서는 정보 검색과 결제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고, 사업자입장에서는 타 유통업체와 비교할 때 수수료가 낮아 이점이다. 네이버쇼핑의 수수료는 기본 3%이다. 여기에 가격 비교 검색 수수료를 더할 경우 실제 수수료율은 5%대다. 주요 업체들의 판매수수료율 3∼20%와 비교할 때 평균적으로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켜 사진으로 상품을 찾아주고,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추가하면서 쇼핑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추가된 이미지 쇼핑 검색 '쇼핑렌즈' 기능은 앞서 출시한 딥러닝 기반 이미지 검색 '스마트렌즈'을 쇼핑 목적으로 개량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에 입점한 쇼핑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색상과 질감·로고 등을 고려해 해당 제품과의 유사도를 검색순위에 반영해 결과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네이버의 움직임에 온라인 유통업계는 탈네이버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6일부터 인터파크는 오는 16일부터 제휴 마케팅 수수료를 기존 판매금액의 1%에서 2%로 조정한다. 앞서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지난 3월 해당 수수료를 기존 1%에서 2%로 인상한 바 있다. 가격비교 제휴 수수료는 제휴 마케팅에 동의한 판매자의 상품이 네이버, 다나와 등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판매될 때 발생한다. 여태까지 오픈마켓 사업자와 판매자가 각각 1%씩 부담했다면 이달부터 판매자가 2%를 모두 내게 된다.
한편 네이버와 G마켓, 11번가 등 포털과 온라인 유통업체의 거래대금, 매출, 수수료율을 공개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한 데 비해 거래대금이나 매출, 수수료율 등을 공개하지 않아 불공정거래를 견제할 장치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네이버쇼핑은 G마켓, 11번가 등과 같이 통신판매 중개업자로 분류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수료율 조사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발의돼, 네이버쇼핑 등도 판매수수료율 조사에 포함되도록 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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