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검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핵심 인물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3월8일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지 31일만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검사장)은 27일 "오전 10시30분쯤부터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비리 사건 피고발인인 권 의원을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고발장에 따르면, 권 의원은 2014년 자신의 전 보좌관 김모씨를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압력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강원랜드가 채용비리 등으로 검찰로부터 수사선상에 오르자 검찰에 압력을 행사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혐의도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사건 수사팀에 소속됐던 안미현 검사(의정부지검)는 이같은 의혹을 지난 3월4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폭로했다.
수사단은 이날 권 의원을 상대로 3가지 혐의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에 대한 부정 청탁 혐의와 강원랜드로 하여금 자신의 지인들을 부정 채용토록한 혐의, 내부 폭로자인 안미현 검사가 주장한 수사외압 의혹 등이다.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은 지난 7일 검찰에 불려나와 15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권 의원에 대한 조사 강도도 염 의원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단은 나흘만인 지난 11일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염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 의원에 대해서도 그동안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물증과 신문내용 등을 종합해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권 의원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날 검찰에 전격 출석한 것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염 의원 출석 때와는 여러 면에서 상이하기 때문이다. 저명한 공인이 검찰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할 경우 이 사실을 언론에 비공개로 알리는 관행적 통보도 이번에는 없었다. 무엇보다 권 의원의 출석 예정 시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시작시간과 겹친다. 수사단이 권 의원의 검찰 출석 사실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권 의원이 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수사단과의 출석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권 의원이 언론의 눈을 피하기 쉬운 이날 오전 나오겠다고 완강히 주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단 측은 "권 의원이 오늘밖에 시간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와 이날로 출석 일정을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성동 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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