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유엔(UN)에 ▲‘판문점 선언’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총회 지지 선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참가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화 참관 및 이행 검증 등을 요청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30분 동안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이행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지난 달 27일 합의내용을 UN 등 국제사회가 검증케 하고,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인정과 참여, 공감대 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구테레쉬 총장에게 “유엔이 총회나 안보리를 통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지지하는 선언을 내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유엔의 지지는 남북관계 발전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 한국과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유엔이 함께 참가해서 폐기를 확인해 주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유엔이 풍계리 폐쇄를 참관하고 검증한다면 산하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게 될 것 같다”며 “김 위원장도 국제사회를 공개검증의 주체로 이야기 했다”고 확인했다. 사실상 북한이 IAEA 사찰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내용 중 DMZ 평화지대화를 소개하고 “그 과정 또한 유엔이 참관하고 이행을 검증해달라”고 부탁했다. 상황에 따라 유엔 산하기구의 판문점 유치 이야기가 구체화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구테레쉬 총장은 “기꺼이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안보리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들이지만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유엔의 군축 담당 책임자를 한국과 협력하도록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안토니오 구테레쉬 UN 사무총장과 전화로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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