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가 유럽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1분기 유럽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출하량이 줄어든 공백을 파고 들며 선진시장으로 보폭을 넓혔다.
13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152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33.1%로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애플은 출하량 1020만대로, 22.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시장 1, 2위는 지켰지만 성장률로만 보면 하향세였다. 삼성은 1년 전보다 15.4%, 애플은 5.4% 출하량이 줄었다. 1분기 유럽에서의 출하량이 6.3% 감소했다고 하지만, 삼성의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카날리스는 "삼성이 점유율 선두를 지켰지만 중저가 시장에서 화웨이의 거센 공세에 직면했다"며 "애플은 가격이 낮은 구형 모델의 판매 비중을 늘려 (삼성 대비)점유율을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1분기 유럽에서 출하량 740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6%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16.1%로, 삼성과 애플의 뒤를 이었다. 여기에 지난 3월말 프랑스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고 선보였던 프리미엄폰 P20·P20 프로의 판매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2분기에 해당 모델들의 판매가 반영,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 증가도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스페인에 진출하며 유럽 공략에 나선 샤오미는 5개월 만에 점유율 5.3%를 기록했다. 1분기 출하량은 2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999% 급증했다.
중국과 인도를 정복한 화웨이와 샤오미는 다음 타깃으로 유럽을 주목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25.4%의 점유율로 1위, 인도에서는 샤오미가 31.1%로 1위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제동을 걸자, 유럽에 전력을 쏟고 있다. 화웨이는 이달 15일(이하 현지시간) 아너 시리즈의 공개행사를 영국에서 연다. 리창주 화웨이 핸드셋 비즈니스 부문장은 "유럽은 화웨이에게 중국 본토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이달 22일 프랑스, 24일 이탈리에서 신제품을 꺼내든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영국의 통신사 Three UK와의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점유율에서 확인할 수 있듯 (중국의)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신흥시장에 이어 선진시장마저 주도권을 내줄 경우 스마트폰의 세계 권력은 중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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