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자금 경색을 해소한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7억5000만달러(약 8002억5000만원) 규모의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점을 들어 '먹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은행과 GM은 지난 11일 한국지엠의 수익성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한 법적 구속력을 갖춘 재무지원 협약을 마무리하고,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한 지원을 확정했다. GM은 이번 계획에 따라 ▲한국 및 주요 수출시장을 겨냥한 신형 소형 SUV 및 신형 CUV의 개발 및 생산 ▲차세대 글로벌 차량을 위한 3기통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의 개발과 생산 등을 이행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협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왼쪽부터), 백운규 산업부 장관, 베리 앵글 GM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양해각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지엠은 우선 이달 출시될 '뉴 스파크'를 필두로 향후 5년간 주요 세그먼트에 걸쳐 총 15종의 신차 및 상품성 강화 모델을 출시하게 된다. 또 전국 규모의 고객 마케팅 활동과 지역사회 연대 강화를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하지만 한국지엠 정상화 방안을 놓고 '먹튀'에 대한 우려도 있다. GM이 정부 지원만 받고 철수할 수도 있다는 게 요지다. 정부와 GM이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투입하기로 한 71억5000만달러 가운데 GM은 64억달러,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를 각각 부담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GM이 한국지엠에 투입하기로 한)64억달러는 글로벌 기업이라도 적은 돈이 아니다”며 “우리가 7억5000만달러 손실이 나면 GM도 최소한 (출자 전환분인)36억달러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험을 걸고 먹고 튀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또 "산업은행의 비토권, GM의 지분 유지 조건, 3조원 신규 설비투자 등 세 가지가 GM을 10년간 묶어두는 조건"이라며 “이중에서도 신규 설비투자가 가장 강력하다”고 말했다. 공장 설비투자를 오는 2027년까지 매년 2000억∼3000억원씩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는 GM이 10년 뒤에도 한국에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설명이다.
GM도 한국에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를 설치하며, 향후 10년간 1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한국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GM의 국내 직접투자를 통해 한국 협력업체들을 포함해 직간접으로 고용된 20만개의 일자리를 지키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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