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자신보다 25세 어린 부하 여군과 불륜관계를 맺은 전 여단장(대령)을 해임 조치한 육군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전 육군 대령 임모씨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파기 환송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은 "지휘관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에게는 엄격한 기율을 유지하는 데 솔선수범해야 할 임무가 부여되고 그 직무의 성질상 강한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 상급자로서 자신의 지휘계통 하에 있는 하급자에 대한 군기 문란행위는 철저히 금지된다"며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부하 군인과의 불륜 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할 뿐 아니라 엄정한 군의 기강과 규율을 흐트러뜨림으로써 군의 임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소속 부대원의 신뢰를 무너뜨리며 그 사기를 저하할 수 있으므로 엄정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씨는 자신의 부하 군인과 불륜관계를 가짐으로써 지휘체계를 무너뜨리고 군 지휘관의 임무를 위반했다. 두 사람이 무려 25살의 나이 차이가 있고 계급 차이도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관계가 상급자의 위력을 이용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지위와 연계돼 비롯된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알게 된 동료 육군 하사가 이를 부러워하며 다른 군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하는 등 임씨가 지휘하는 부대 내 다른 군인들이 지휘관의 불륜관계를 알게 됨으로써 통솔부대의 군기가 심각하게 무너졌다고 보인다"며 "원심은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는데 징계처분의 재량권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상 배우자가 있던 임씨는 육군 대령으로 근무하다가 자신보다 25살 어린 여군 하사와 두 차례 성관계를 맺은 비위 사실로 육군본부 중앙징계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품위유지의무를 위반(성군기위반)했다는 이유로 파면처분을 받았다. 이후 임씨가 국방부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했고 해임처분으로 감경됐다. 이에 임씨가 법원에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육군의 해임 처분이 임씨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편 대법원은 육군 여단 소속 소령으로 14세 어린 여군 하사와 지속적 성관계 등 불륜 행위로 해임처분을 받고 전역한 문모씨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소송 상고심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되돌려보냈다.
대법은 "문씨의 성군기위반(불륜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징계양정은 '정직'이나, 문씨는 자신의 부하 군인과 불륜관계를 가짐으로써 군 간부급 부서장의 임무를 위반했고 지휘체계와 군기를 무너뜨린 점에서 그 비위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문씨의 성군기 위반행위에는 중대한 가중사유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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