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6.13 지방선거를 17일 앞둔 가운데 각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촛불혁명 이후 시행되는 첫 지방선거로, 무엇보다 정책 중심의 선거가 돼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이다. <뉴스토마토>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주요 격전지 12곳을 중심으로 민생현안과 직결된 핵심이슈에 대한 각 후보별 공약을 총 12회에 걸쳐 짚어본다. 핵심이슈 선정은 현장 구민 여론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빅데이터 분석 결과인 ‘우리동네 공약지도’를 기반으로 했다.(편집자주)
부촌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도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는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공실률이 늘어가고 있고, 공공 부문의 경우 강남구 재정자립률이 4.9%포인트 떨어져 53.3%까지 내려앉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라앉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거론되는 핵심 정책은 삼성동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이다.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면적 199만㎡ 지역을 국제업무,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MICE) 산업 중심으로 만드는 사업으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광역환승센터 조성, 현대자동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등으로 이뤄진다. <뉴스토마토> 현장 취재 결과와 중앙선관위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강남구의 핵심 이슈로 지목됐다.
지난 26일 강남구의 국제교류복합지구 서울의료원 부지와 송파구 잠실야구장 쪽을 잇는 탄천의 한 다리 모습.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 중에는 탄천보행교 조성 사업도 포함돼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국가에도 도움”
지난 26일 삼성동의 한 아파트 동대표 김모씨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보여줄 게 별로 없는데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관광객을 많이 끌어들이면 강남구도 발전하고 한국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며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는 누구고 반대하는 후보는 있는가"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다른 아파트에 사는 주민 엄중태(73)씨도 "주민들은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을 다 환영하는 분위기고, 정책을 제일 잘 실시할 사람을 찍을 것"이라며 "이번에 구청장이 바뀌면 사업을 뒤엎느라 진척이 더뎌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구청장 바뀌면 더뎌지지 않을까 걱정”
선관위가 언론 기사와 지방의회 회의록을 분석해 작성한 빅데이터 '우리동네 공약지도'도 국제교류복합지구가 '핫이슈'임을 시사하고 있다. 강남구 관심 분야 중 경제·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1.6%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7번째로 높았다. 이슈 단어 15위에는 국제교류복합지구 부지를 제공한 '한국전력공사'가 있으며, 각종 이슈 단어와 연관된 관련어 중에 코엑스 및 영동대로 등의 키워드가 눈에 띄었다.
정순균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정순균 후보 “대모산-영동대로 연계”
이번 강남구청장 선거에 출마하는 각 후보들도 주민의 관심을 반영해 공약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후보는 4대 강남발전계획 중 3가지에 국제교류복합지구 관련 공약을 넣었다. 영동대로 지하를 복합개발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GBC영동대로 지하공간을 연계해 MICE산업 중심지로 육성해 강남경제 상승의 동력으로 삼으며, 대모산과 영동대로 지하를 이어 교통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대모산-영동대로 연계는 강남 교통난을 해소하고 서울의 새로운 동부간선축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여당 구청장으로서 서울시와 중앙정부와 잘 협력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장영철 후보 “영동대로 통합개발”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는 영동대로 통합개발과 광역복합 환승센터 등을 주요 공약 중 첫번째로 내세웠다.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서울시 및 국토교통부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과의 연계방안도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장 후보 관계자는 "시민을 위한 인문과 문화예술 인프라와 조화를 이뤄 조성되게 할 것"이라며 "뉴욕 맨하탄의 타임스퀘어 못지 않은 한류와 문화예술·관광의 세계적 메카로 재탄생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김상채 “테헤란로에 ‘스카이워크웨이’ 조성"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는 '강남발전 10대 핵심 해법'에서 강남을 기반으로 한 MICE산업이 더욱 안정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해 MICE산업 중심의 도시브랜드가 되도록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김 후보 측은 "테헤란로에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도로인 '스카이워크웨이'를 조성해 국제교류복합지구까지 연결할 것"이라며 "대모산 터널 연계를 추진함에 있어 강남구민의 의견 수렴을 우선하고, 환경훼손 문제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녹색당 이주영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이주영 후보 “개발 이익, 기존 상인 위해 활용”
녹색당 이주영 후보는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주요 공약에 내세우진 않았지만 캠프 관계자는 관련 입장을 내놓았다. 국제교류복합지구 자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보다는,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파괴 문제, 지하 환기, 지하수 유출, 지반 약화 문제 등에 대해 깊이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개발 수익 일부를 기존 상인의 영업권 보호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대모산 터널 연계는 지하를 파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씽크홀, 지하수, 각종 시설물 파괴 문제와 지하 사고 발생시 대처 등을 고려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광종 후보. 사진/중앙선관위
김광종 후보 “서울시와 영동대로 지하화 최대한 협력”
무소속 김광종 후보는 10대 공약에 영동대로 지하화 등에 있어 서울시와 최대한 협력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사업 수행하는 데 있어서 다른 것보다 안전 문제 관련 하자 없이 짓고, 비리 없이 진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득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며, 이전 구청장의 사업이라도 합리적인 것은 추진하고 그렇지 않은 것만 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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