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LG가 두 달 연속 국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재벌로 선정됐다. 반면 총수일가의 갑질 횡포 및 불법 비리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한진은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뉴스토마토>와 한국CSR연구소,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5일 발표한 '6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재벌그룹 신뢰도 부문에서 LG는 38.47(환산점수 기준)로 1위를 지켰다. 전월 29.38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신뢰도는 0을 기준으로, 상하 폭에 따라 신뢰도를 비례해 구성했다. 최소·최대값은 -100~100이다. 전체 30개 조사대상 재벌그룹(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의 평균 신뢰도는 0.45로, 전월 -6.75보다 개선됐다. 신뢰 구간에 있는 그룹도 LG, GS, 교보생명, 신세계, SK 등 총 17개로, 전달 5개에서 대폭 늘었다.
이 달에도 최하위는 한진 몫이었다. 한진의 신뢰도는 -39.8로 전월 -38.5보다 악화됐다. 부영이 -24.6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너스 구간에 있는 기업 중 전달보다 신뢰도가 하락한 기업은 한진과 부영 뿐이었다. 이밖에 롯데(-12.0), 삼라마이더스(-7.73), 중흥건설(-7.73) 등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지난달 하위 5위권에 포함됐던 한화는 15포인트 이상 개선된 7.0을 기록했다. 평균에 못 미쳤던 삼성도 이달에는 2.73의 신뢰도를 얻었다.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은 "한진 갑질 파문 이후 형성된 악성재벌에 대한 반감이 잘못의 경중과 과거·현재를 가려 반영하는 양상으로 변화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수에 대한 평균 신뢰도는 -9.04로 전월의 -16.23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재벌그룹의 평균 신뢰도(0.45)에는 못 미쳤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28.73으로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허창수 GS 회장(8.00),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7.33) 등 범LG가의 총수들이 상위권을 석권했다. 총수 신뢰도는 공정위가 공시한 30대그룹의 총수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나, LG의 경우 지난달 20일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승계가 유력시되는 구광모 상무로 대상을 변경했다.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구 상무가 이번 조사에서 1위에 오른 것은 고 구본무 회장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안 소장은 "구 회장 타계 이후 알려지지 않았던 미화들이 많이 회자됐고 이는 후계자인 구 상무에 대한 호감과 신뢰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명한 상속과정"을 구 상무와 LG의 숙제로 꼽았다.
재벌그룹과 마찬가지로 총수 부문에서도 조양호 한진 회장의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 조 회장의 신뢰도는 -57.6으로 전달 -49.86보다 8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신뢰도가 개선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밖에 김승연 한화 회장(-28.73), 이중근 부영 회장(-28.27), 신동빈 롯데 회장(-26.4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0.13) 등이 하위 5위권을 형성하는 등 25명의 총수가 마이너스 구간에 포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본지와 한국CSR연구소,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공동 기획했으며,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울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5월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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