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콘텐츠 활용해 스페인어 기반 한국어교육 서비스 제공"
(스타트업리포트)박세빈 디코 대표
"한국어 온라인교육서비스 1위 목표…지식 종합기업으로 도약"
"디코는 디스프로타(Disfruta) 코레아(Corea)의 약자…한국어를 즐기자는 뜻"
2018-06-07 06:00:00 2018-06-07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외국인들한테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전파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단기적으로 온라인 한국어교육 서비스 분야에서 1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중남미 비즈니스를 꿈꾼다면 반드시 찾아야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박세빈 디코 대표)
 
2016년 3월 설립된 디코는 중남미권을 타깃으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어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다. 한류 열풍 확산은 사업 성장의 밑거름이다. 디코는 스페인어권 기준으로는 최초로 한류팬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류영상을 시청하고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와 표현을 배우고 문제를 풀면서 한국어를 습득하는 콘셉트다. 디코는 "한국어는 공부하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모토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코를 이끄는 박세빈 대표의 경험에서 사업 아이템이 탄생했다. 박 대표는 2014년 언어, 생활환경 등이 다른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한때 동아리 생활, 봉사활동, 학점 관리 등으로 취업준비를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 회의감이 들면서 180도 다른 생활환경에 자신을 던져보기로 결심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어를 배웠으며, 현지 학생들을 상대로 한국어 강의를 하며 현지 친구를 사귀었다. 지나고보니 향후 스타트업 창업에 자산으로 사용될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2016년 창업 당시 첫 아이템은 당뇨 관련 애플리케이션이었다. 아이템은 괜찮았지만 팀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사업 경쟁력이 부족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해도가 높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서 사업 아이템을 선택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생활을 경험을 살려 스페인어권 한국어 교육서비스 아이템으로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박 대표의 목표는 중남미권 한류팬에게 한국어 교육을 서비스하는 기업 중 1등이 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했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애플리케이션 출시, 교재 출판 등의 목표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중남미 진출을 위한 기업들에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중남미 지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그림이다.
 
최근 한국 가수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2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사례처럼 한류가 계속해서 확산 중이라는 점이 디코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한류팬은 780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디코는 한류콘텐트를 활용해 스페인어권 한류팬에게 한국어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디코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대학생 창업 동아리로 출발했다. 소속 학교가 모두 다른 친구들이 모였다. 첫 아이템은 당뇨 환자를 위한 관리 애플리케이션이었다. 혈당, 운동, 음식을 관리하는 서비스였다. 가령 음식 사진을 찍으면 파트너십을 맺은 당뇨 전문 영양사들이 식단을 보고 관리해주는 식이었다. 관련 리포팅을 정기구독으로 제공해주기도 했다. 지금도 아이템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4개월 정도 개발하다가 중단했다. 시장을 분석·조사하면서 사업성이 밝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2016년 당시 헬스케어가 유망했는데, 저희보다 훨씬 큰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당뇨 등 관련 분야를 흡수했다. 경쟁 업체들의 경우 서울의 유수 병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효과성을 검증하는 등 저희보다 센 기업들이기도 했다. 의료 전문성도 부족해 결국 다른 아이템으로 바꿨다.
 
그때 팀이 한 번 깨지고 다시 구성됐다. 시행착오로 배운 것도 있다. 직접 경험해서 잘 알고 있는 아이템을 선택해야 한다는 거다. 경쟁 구도가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거나 아예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아이템을 해봐야겠다는 결론도 내렸다. 그런 고민 끝에 스페인어에 주목했다. 2014년 아르헨티나에서 1년가량 살았기 때문에 일단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상태였다. 중남미는 기회가 많은 나라다. 국내기업의 진출이 활발하지도 않았다. 현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던 경험도 살리고자 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주말마다 10명 이상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대기 인원이 있을 정도로 인기도 많았다. 한국어를 가르쳐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전 세계 엄청난 한류팬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사업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디코 관련 사업은 2016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했다.
 
디코는 교육부 주관 2017 이러닝 콘테스트 서비스부문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사진=디코
 
시장조사에선 어떤 결과를 얻었나.
 
정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한류팬은 780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이중 중남미는 1800만명가량이다. 스페인어권 한류팬수는 2013년 130만명에서 2016년 900만명으로 6배 이상 늘었다. 중남미는 젊은 대륙이다. 30대 미만의 인구가 60~70%다. 한류문화 전파 속도도 빠르다. 한국어에 관심도 많다. 해외에 있는 34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했다. 한국어를 왜 공부하는지 물어본 결과 취업이 아닌 '문화향유' 목적이 가장 많았다. 케이팝을 듣고, 영화·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컸다. 그런데 현재 나와 있는 교재는 문법 위주의 딱딱한 것들뿐이었다. 아니면 한국어능력시험 강의들이거나. 그나마 스페인어로 돼 있는 것도 없었고 대부분 영어로 돼 있었다.
 
디코에 대해 좀더 설명해달라.
 
스페인어권 기준으로 최초로 한류팬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디코는 디스프루타(disfruta) 코리아(corea)의 축약어다. 한국을 즐기자라는 의미다. 한류영상을 시청하고,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와 표현을 배우고 문제를 풀면서 습득할 수 있다. 반복 청취, 퀴즈 풀기 등 다양한 반복 문제 풀이로 학습할 수 있다. 한국어는 공부하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모토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860개 정도의 한류영상이 준비돼있다. 현재는 웹 기반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 중이다.
 
에듀테크 기업을 표방한다. 학습 효율을 위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개인마다 좋아하는 연예인, 학업수준 등이 모두 다르다. 자신의 선호분야, 학업수준을 측정한 뒤 맞춤형 콘텐츠가 추천되는 알고리즘을 활용하고 있다. 고급 업무인 스페인어 번역과 단순 노무인 자막 입력을 분리하고, 자체 에디팅 협업 기술로 이 둘을 잇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류영상은 허가를 받고 활용 중인데, 현재는 베타 서비스 중인 SBS의 개방형 영상 아카이브 '오아시스'에서 끌어와 쓰고 있다. 문장을 넣으면 주어, 동사, 명사, 접미사, 접두사 등으로 분류가 되는 AI 기반의 형태소 분석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3개월 동안 2만7000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87개국에서 접속하고 있으며, 방문자 회원가입 비율은 51%다. 2명이 들어오면 1명이 가입한다는 뜻이다. 이메일로 인증하는 등 절차가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높은 비율을 자랑한다. 서비스 매력도가 높다는 증거다. 업계에서는 보통 10%만 되도 높다고 평가한다. 마케팅 단가를 싸게 유지하는 데도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 게임업계에서는 1인당 회원으로 가입할 때 2000~3000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디코는 250~500원의 마케팅 비용이 든다. 효율이 6배 이상 좋다. 5월 기준 가입자는 3만4500명가량이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70명씩 가입 중이다. 7월에 리뉴얼을 하는데,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할 경우 가입자수 10만명 확보는 올해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 평균 이용시간도 5분에서 10분까지 점점 올라가고 있다. 50%였던 이탈율도 최근에는 33%까지 떨어졌다. 3명이 들어오면 2명이 가입할 정도로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다. 한류 붐이 더 활발해지고 있는 분위기라 긍정적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스페인어권 한류팬은 정부 추산 1800만명이지만 우리는 전체 시장을 1000만명으로 잡고 있다. 한국어 학습 희망자수인 유효시장이 400만명, 이중 마케팅 등을 통해 40만명을 1년 안에 유치하는 게 목표다. 또한 목표 전환율을 1.5%로 잡고 있다. 6만명을 유료 회원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다. 유료 회원이 되면 3개월 멤버십 이용권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이렇게 진행되면 첫 해 1억8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일주일에 10개 영상만 무료로 볼 수 있다. 월 1만원을 지불할 경우엔 전체 영상을 볼 수 있다.
 
올해 계획은.
 
하반기에는 교재 출판에 나설 계획이다. 문법 위주가 아닌 의사소통 중심의 교재다. QR코드를 찍으면 디코 영상으로 넘어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한국어 교사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데, 이분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생님용 학습자료 아카이빙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수업에 디코 영상을 활용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는 좋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는 비즈니스도 가능하다.
  
7월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론칭한다. 베타서비스에서는 학습 커리큘럼이 없었는데, 커리큘럼이 있어야 학습 의욕이 생긴다는 걸 알게 됐다. 커리큘럼을 5단계로 세분화했다. 9월까지 칠레 현지 지사를 설립해 잘 세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6월에 칠레에 가는데 현지에서 2명 정도를 고용할 계획이다. 교재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내년에는 영문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 세계 온라인 한국어교육 서비스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한류팬들을 타깃으로 '한류 굿즈몰' 사이트도 오픈할 생각이다. 회원수 10만명이 넘어가면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한류 영상이 플레이되다 해당 그룹만의 응원봉이 나오면 팝업이 뜨면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5년 후쯤엔 '중남미 비즈니스를 하고 싶으면 디코를 찾아가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게 비전이다. 작년만 해도 업체 3곳에 시장조사, 1곳에 번역서비스를 제공했다. 중남미는 데이터관리가 후진적인데, 이점이 디코에는 기회다. 당시 멕시코 문구시장, 스마트시계 시장 등과 관련한 2차 데이터를 수집·편집해 서비스했다. 향후 지사가 설립되면 자료 수집해 마케팅, 번역, 시장조사 등 중남미 전문 기업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박세빈 디코 대표. 사진=디코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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