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연구에 힘 싣는 정부…국산 치료제 개발 박차
10년간 1조 투자 계획 이어 정부 주도 합동연구단 신약 선도물질 도출
2018-06-18 15:51:44 2018-06-18 17:51:31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정부가 잇따라 치매연구 힘 싣기에 나섰다. 10년간 1조원 이상 투자를 결정하는가 하면, 정부 중심의 합동 연구단이 새로운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에 접근하는 등 국산 치료제 출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치매DTC융합연구단은 현재까지 치매치료 신약 선도물질 4종을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1종을 연내 최종 후보물질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정된 후보물질로 내년 전임상까지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발표를 통해 소개된 선도물질들이 그동안 치매 원인물질로 여겨지던 베타아밀로이드가 아닌 타우 단백질(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신경 섬유얽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연구법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공의 움직임을 활용해 오는 2021년 완료를 목표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임상인 진행 중인 치매치료제는 120종에 달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치료제는 단 4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완전한 치료가 아닌 증상을 늦추거나 일시적 개선효과를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알츠하이머로 대표되지만 치매의 종류가 워낙 다양한 데다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화이자와 같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 역시 치료제 개발을 중도포기할 만큼 정복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환자 및 시장규모가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어 수요와 잠재력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약 4700만명으로 추산되는 치매인구는 오는 2050년 1억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치료제 시장 규모 역시 지난 2015년 3조5000억원에서 2024년 13조50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향후 치매 연구에 10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정부가 산·한·연 합동 연구단을 통해 치료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치매DTC융합연구단은 KI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해 삼성의료원, 서울대병원, 동아에스티 등 각 계가 합동해 구성한 정부 중심 연구단이다. 합동연구는 오는 2021년 11월까지 진행되며, 총 512억원의 연구비용이 투입된다.
 
각 사별로 치매치료제 개발에 매진 중인 국내 업계 역시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가 발 벗고 나서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승인 절차 간소화나 제도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치매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대웅제약을 비롯해 ▲동아에스티 ▲동국제약 ▲일동제약 ▲대화제약 ▲네이처셀 ▲메디포스트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분야 신약 개발에 정부가 관심을 보이게 되면 개발 핵심 관문인 승인절차나 제도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어 개발사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며 "특히 치매치료제의 경우 워낙 정복이 어려운 분야라 민간이 아닌 정부 차원의 적극적 육성이 필요한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잇따라 치매연구 힘 싣기에 나서며 국산 치매치료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동아에스티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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