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를 받는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동안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김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석방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비서관은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의 ‘민간인 사찰’ 폭로를 막겠다는 명목으로 국정원으로부터 5000만원을 요구해 받은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김 전 비서관이 장석명 전 비서관에게 특수활동비를 건네라는 지시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이룬 것이므로 중요한 과정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특활비의 본래 용도가 아닌 증거인멸 및 사건 재판 비용 등에 부적절하게 횡령금으로 사용됐고, 김 전 비서관은 전달받은 것을 전달한 것에 불과해, 이를 뇌물로 인식하기 어렵다”며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했다.
이어 "김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 실체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진실한 반성이 없었다. 특별사업비가 밝혀진 후에도 돈을 전달한 사실 은폐하기 위해 모의하는 부분도 드러났다"면서도 "뒤늦게나마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했고, 횡령으로 개인 이득을 취한 게 없다는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을 도와 돈을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같이 기소된 장 전 비서관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 관련 국정원 특별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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