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KT는?…"지배구조 개선" vs "경영간섭 우려"
보건복지부, 이달말 기금운용위서 스튜어드십 코드 안건 상정
2018-07-03 14:59:55 2018-07-03 14:59:55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인 없는 기업' KT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자율적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골자로 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3일 "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안건이 통과되면 주주권을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행사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투자가로서 국민연금의 의사를 보다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공개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해 국민의 노후 자산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사진/뉴시스
 
이동통신 3사중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장 민감한 곳은 KT다. 국민연금은 KT의 최대주주다. 지난 3월31일 기준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은 10.07%다. KT는 공기업으로 출발해 지난 2002년 민영화됐지만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수난을 겪었다. 황창규 회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계속되는 CEO 리스크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최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경영 개선 방안을 요구한 것처럼 KT에도 CEO 리스크 해소방안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T 1노조 관계자도 "CEO 리스크 등 KT의 산적한 과제가 스튜어드십 코드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지배구조 개선에 일정 부분 개선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KT 이사회는 회사에서 제시한 안건에 대해 반대없이 찬성으로 일관해 거수기 이사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다. 사실상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구조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과도한 경영간섭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국가의 규제를 받는 이동통신 산업의 특성상 과도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정부는 국정과제에 가계통신비 인하를 포함시키며 통신비 인하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다. 지난해 9월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됐다.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 200분 제공)도 정부의 입법 절차를 거쳐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KT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해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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