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인사 단행…디지털·영업력 강화 ‘방점’
새판짜기 나선 시중은행…우리·국민은행 시작으로 조직정비 착수
2018-07-04 14:53:31 2018-07-04 14:53:3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하반기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개편에 나섰다.
 
예년보다 빨라진 이번 인사는 한·미 간 금리역전 폭이 확대된 상황에서 미·중 통상마찰과 대출금리 규제 등 불확실한 대내외 금융 환경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 은행은 '디지털 금융'과 '영업력 강화' 등에 방점을 두고 경영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백아란기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국민·우리은행(000030)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하반기 정기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인사 대상 폭은 상반기에 비해 크지 않지만, 통상 7월 중순 이후 조직정비가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기적으로는 다소 빠르다.
 
이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특히 비대면·디지털 중심의 영업환경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조직 개편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영업지점장과 본부부서장, 부장 등 총 317명을 대상으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영업실적 등이 우수한 직원을 지점장으로 선발하는 등 능력 위주로 이뤄졌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또 영업 본부에 PB지점장을 배치해 자산관리 역량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19일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IT 서비스와 고객정보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기존 영업지원부문 소속의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부문에 전진 배치하고,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아울러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하고 정보보호단을 ‘정보보호그룹’으로 격상해 고객 보호에도 힘쓰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금융의 조직과 역할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은행 또한 올해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KB‘를 추진할 방침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2일 조회사를 통해 “하반기가 디지털 KB를 향한 추진력 강화 방안을 보다 깊이 고민할 적기”라며 “인력,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은행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RPA(로봇 자동화 기술) 등에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외부 전문인력 영입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3일 부점장급 인사를 실시하며 하노이사무소장과 동탄테크노밸리지점 개설준비위원장 등 4명에 대한 승진,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신한지주(055550)와 신한은행은 이날 오후 하반기 부지점장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주 차원에서 추진 중인 ‘2020 SMART Project’ 성과 창출을 위한 인적 개편과 원(ONE)신한 등 계열사 시너지 제고 방안이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연초 주요 경영전략으로 꼽은 ‘디지털’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방안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말한 'Be the Next' 성장전략의 두 축인 '디지털'과 '글로벌'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상반기의 기세를 이어 우량자산 중심의 자산성장을 계속하는 동시에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상반기에 비해 큰 폭의 인사는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이달 중순 인사이동을 진행할 예정이며, 최근 수장이 물갈이 된 DGB금융지주는 이달 초 조직개편과 계열사 전반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주 안에는 조직개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하반기에는 인사 폭이 크지 않지만, 회장이 바뀐 만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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