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해석이 팽팽하다. 한쪽에서는 과거 경험에 비춰 금리 조정에 대한 시그널로, 곧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일 뿐, 시그널로 보기에는 섣부르다는 판단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일형 금통위원은 지난 12일 열린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7명 중 유일하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일형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소수의견이 등장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그 동안에는 줄곧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만장일치 의견이 이어졌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지난해 10월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었다. 이후 곧바로 1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곧 오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소수의견이 나온 직후 1~2개월 이내에 금리조정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소수의견 제시가 금리 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오는 8, 10, 11월 세 차례가 남아있는 가운데, 당장 8월에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이번 소수의견은 금통위원 한 명의 개인 의견이라기보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그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일 뿐, 이를 시그널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미중 무역분쟁 확대, 고용지표 악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 역시 "소수의견을 금통위의 공식 인상 시그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선을 그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수의견에 대해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 시그널로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점은 이번 소수의견이 향후 금리인상을 준비시키기 위한 사전 단계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그저 '소수의견'일 가능성을 높인다"며 "현재 물가도 목표치를 크게 하회해 금리 인상의 명분이 없고, 내년 최저임금인상 결정에 따른 내수 위축 가능성,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 여부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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