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바닷모래 대란' 조짐…숨 죽인 해수부
국토부 "영향미미" 평가보고서…연내 채취 재개 가능성 높아져
어민·수산업계 강력 반발 움직임…해수부 "국토부와 적극 협의"
2018-07-21 08:00:00 2018-07-21 08:00:00
[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지난 1월 중단됐던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바닷모래 채취가 다시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수산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어민들을 대변해야 하는 해양수산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해양수산부와 수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해양환경공단이 공고한 '남해 EEZ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과 관련한 해역이용 영향평가서'가 곧 해수부로 전달될 예정이다.
 
이 평가서는 바닷모래 채취 단지 지정에 앞서 모래 채취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분석한 것으로 해수부는 이를 검토한 뒤 국토부에 협의 사항을 전달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번 영향평가서가 '바닷모래 채취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근거로 국토부와 해양환경공단은 2020년 8월까지 채취 기간을 연장하고 총 1070만㎥의 모래를 채취할 수 있도록 공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산업계와 어민들은 바닷모래 채취 재개 방침에 반대하며 '엉터리' 영향평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성기 수협 바다환경보전팀장은 "영향평가서는 현장조사가 원칙이지만 짧은 조사 기간 동안 문헌조사에 그쳤고, 그 문헌도 이미 과거에 왜곡됐다고 평가 받았던 자료들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열린 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 공청회에 앞서 어민들이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수협중앙회
 
바닷모래 채취 사업권을 가진 국토부와 달리 협의 기관에 불과한 해수부는 앞으로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이다. 어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찬반 논쟁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안으로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
 
해수부 관계자는 "영향평가서가 정식으로 전달되면 어민들의 의견사항을 모을 수 있는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며 "이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공청회 등을 거쳐 어민들의 의견이 반영 돼 바닷모래 채취 계획이 변경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하지만 국토부와 해수부 사이 협의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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