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크기로 읽는 일본 대문호 다니자키 준이치로
민음사 쏜살문고 시리즈로 출시
60여년 문학 세계 조명하는 선집
2018-08-27 10:01:48 2018-08-27 10:01:4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일본 대문호 다니자키 준이치로(1886~1965)의 60여년 문학 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선집이 출간됐다. 선집은 출판사 민음사의 ‘쏜살문고’ 시리즈 일환으로 기획돼 전 10권으로 제작됐다.
 
‘쏜살문고’는 2016년부터 소규모 오프라인 서점과 출판사의 상생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얇은 분량 문고본을 제작해 오프 서점에만 공급하고, 독자들이 이동하면서 읽기 편하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문고 속의 문고’를 기치로 내걸고 한 작가의 대표작들을 엮는 ‘문고판 작가 선집’을 시도한다. 첫 번째 작가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사진/민음사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에 비해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작가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다양한 문체와 주제, 형식을 넘나들며 현대 문학의 지평을 확장한 ‘대문호’로 통한다.
 
에로티시즘, 마조히즘 등이 주 관심사였으나 후반부로 가면서는 일본 고전 문학과 근대 이전의 역사, 전통 예술을 집요하게 파고 들며 확장된 관심사를 문학적 미학으로 확장시켰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국민 작가’라 할 만하다”라며 “나는 그처럼 문장력이 뛰어난 작가를 사랑한다”고 말 한 바 있다. 또 “그저 탄식할 뿐! 다니자키의 작품은 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다.(가와비타 야스나리)”, “뻔뻔하고 대담한 작가. 만약 그가 좀 더 살았더라면 분명 노벨 문학상을 탔을 것이다.(가라타니 고진)” 등 일본 문학계 굵직한 인사들이 앞다퉈 상찬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진 못했으나 생전 6차례나 후보로 거명된 적이 있다.
 
이번 선집에는 데뷔작 ‘문신’부터 일본 고전으로 관심을 확장시킨 ‘요시노 구즈’, 후기를 대표하는 에로티시즘 문학 ‘열쇠’ 등 그의 60여년 문학 인생을 조망할 수 있는 작품들이 실렸다.
 
“여기가 내 선조들의 땅이다. 나는 지금 오랫동안 꿈에서 보던 어머니의 고향 땅을 밟았다. 이 유구한 산간 마을은 원래 어머니가 태어났던 그때에도 지금 눈앞에 있는 그대로 평화로운 경치를 펼쳐 보였을 것이다. (‘요시노 구즈’ 중 일부)
 
다니자키의 작품은 대체로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지만, 이번 선집은 국내 최고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김춘미 고려대 일어 일문학과 명예 교수가 지휘한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및 고려사이버대 교수진, 일본 출판사 고단샤의 ‘노마 문예 번역상’ 수상자 양윤옥씨 등이 함께 했다.
 
'쏜살 문고' 시리즈로 출시된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 사진/민음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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