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BMW 차주들이 독일 BMW 본사 회장 등에 대한 추가 고소에 나서면서 이번 사태 여파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BMW 피해자 모임' 소속 차주 4명과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1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바른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7일 하랄트 크뤼거 독일 본사 최고경영자(CEO)와 요헨 프라이 홍보담당 임원 등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최근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BMW 본사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질문에 한국의 도로 환경과 독특한 운전 방식을 원인으로 지목했다"면서 "오만한 자세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고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추가 소송도 진행된다. 우선 17일 3차로 120명의 차주가 소를 제기하며, 이후 500여명이 소송을 할 예정이다. BMW 차주 4명이 1차로 지난달 30일, 13명은 지난 3일 2차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 변호사는 "BMW 차량 화재 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 판사 앞에 배정됐다"면서 "합의부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신속하게 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며, 과거 디젤게이트 소송과 비교해 조속하게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종선 변호사와 BMW 차주 4명이 16일 기자회견에서 독일 본사 CEO 고소 방침과 5개항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주 4명은 '국무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드리는 공개요청서'를 통해 5개 항목의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오는 22일까지 회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520d' 차량을 대상으로 고속주행 등의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120d' 차량을 주차한 채 에어컨 가동 시 화재 발생 여부에 대한 시뮬레이션 테스트 실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화재 원인 분석 의뢰 ▲유럽 520d 차량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과 국내 EGR 모듈과 동일 여부 비교 ▲국토부의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시험 실시계획의 구체적 내용 공개 등이다.
BMW 피해자 모임 대표인 이광덕씨는 "차주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막대한 재산적·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국토부는 연말까지 차량 화재에 대해 피해자 모임 회원뿐 아니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국토부가 화재원인 분석 시험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하지 못한다면 온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에 요구한 5개항은 반드시 수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변호사는 "가장 많은 화재사고가 발생한 520d 차량을 자동차 주행 시험장에서 고속으로 주행하다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하다"면서 "화재가 나면 그 즉시 차량에 장착된 열감지 적외선 카메라에 녹화하면 화재 발생 지점과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BMW 측은 유럽과 국내 판매되는 EGR 모듈이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를 증명하기 위해 유럽에서 520d 중고차를 구입해 해당 차량에 장착된 EGR 모듈이 국내 판매 차량의 부품과 동일한지 비교·확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소송에 참가한 유일한 외국인인 노르웨이인 톰 달한센(72) 씨도 모습을 보였다. 국제연합(UN)에서 은퇴한 뒤 한국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그는 1차 소송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노르웨이, 스위스, 한국에서 BMW만 애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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