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디젤게이트로 국내 시장 판매를 중단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4월 복귀한 이후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우디가 노이즈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반면, 폭스바겐은 계획대로 신차를 선보이면서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아우디는 'A3' 출시를 두고 혼선을 거듭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달 28일 2018년식 'A3 40 TFSI'를 전국 8개 아우디 공식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판매 첫날부터 영업현장에서는 '본사의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현재 아우디 A3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판매물량은 3000대에 불과해 사실상 A3 구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우디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A3가 출시되기 전부터 고객 문의가 폭주했다"면서 "첫날부터 고객들이 몰리면서 판매 물량의 2~3배수에 해당되는 예약 대기자를 접수하고 판매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은 '아우디 A3에 대한 판매상담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게재했다.
당초 아우디는 지난 7월말 국내 저공해차 의무판매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사 차량 중 유일하게 저공해차 인증을 받은 A3에 대한 파격할인을 한다고 발표했다. 유명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3 TFSI 40 모델이 3950만원에서 2370만원까지 가격이 할인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아우디가 구체적인 판매 일정,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A3의 출시 가격을 3895만8000원이라고만 공개하고 할인률은 딜러사에서 결정한다고 밝히면서 혼란은 더욱 커졌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함께 국내 시장에 재진입했지만 이후 행보가 다르다. 올해 4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반면 폭스바겐은 국내 복귀 후 큰 논란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월에만 수입차 판매 9위를 기록했고 5월부터 7월까지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아우디가 4월 3위로 출발했지만 5월 5위, 6월 6위, 7월 4위 등 들쭉날쭉한 순위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폭스바겐은 '티구안 TDI 2.0', '파사트 GT' 등을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7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판매량 순위에서 '티구안 2.0 TDI'가 771대 '티구안 2.0 TDI 4Motion'은 437대로 2위와 8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말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파사트 TSI' 모델을 선보였으며, 8월초 해당 차량의 사전예약을 실시하면서 3613만8000원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가격대는 높지만 가격으로 인한 혼선은 줄였다는 평가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4월말 기자회견에서 5개 차종의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타구안 2.0, 티구안 올스페이스, 파사트 GT 등은 이미 시장에 선보였고 연내 '아테온'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아우디는 A3 파격할인을 미끼로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를 보였다"면서 "디젤게이트 사태 후 국내 시장에서 약화됐던 아우디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오히려 브랜드 신뢰 하락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스바겐이 아우디와 비교해 논란 발생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양사가 국내 복귀 후 7월까지 실적은 폭스바겐 6469대, 아우디 6084대로 폭스바겐이 다소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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