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조현천 전 국군기무부대 사령관이 기무사가 계엄문건을 작성하던 시기를 전후해 계엄임무 수행부대들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 전 사령관은 계엄문건에서 합동수사본부장으로 지정됐던 인물로, 실제 계엄령 발령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부대점검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 사진/뉴시스
‘기무사 계엄문건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민군 합동수사단은 4일 “조 전 사령관이 계엄문건에 등장하는 계엄임무 수행부대 2~3곳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금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해당부대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조 전 사령관이 방문한 부대는 육군 20기계화보병사단과 30기계화보병사단, 1공수특전여단 등 3곳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가 2017년 3월 작성한 계엄문건에 따르면, 계엄발령시 우선 투입되는 부대는 총 14개 부대로, 20기보사단 등 3곳이 서울 지역으로 편성된 부대들이다.
이들 부대 중 30기보사단 1개 여단과 1공수여단은 청와대에, 헌법재판소에는 20사단 1개 중대가 각각 배치되도록 편성돼있다. 서울정부청사에도 20기보사단 2개 중대, 광화문 일대에 30기보사단 2개 여단, 국회의사당에도 20사단 1개 병력이 계엄령 발령시 각각 투입될 예정이었다.
복수의 군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기무사령관이 야전부대를 비슷한 시기에 여러곳 방문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합수단은 앞서 계엄문건에 명시된 계엄임무 수행부대의 지휘관과 작전참모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증거물 분석이 끝난 뒤에는 조 전 사령관이 방문한 부대 지휘관 등 간부들에 대한 재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은 미국에 있는 조 전 사령관에게 귀국 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지를 전했지만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정확한 소재는 가족들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12월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정확한 도미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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