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페이스북이 여러 관점의 게시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허위 정보 대응에 나섰다. 이용자 스스로 정보를 판단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국내 사실확인(Fact-check) 기관 지정은 국제 팩트체크 네트워크(IFCN)에 가입된 국내 언론사가 없어 어렵다고 밝혔다.
사라 수 페이스북 뉴스피드 제품개발 매니저는 5일 서울시 강남구 페이스북 코리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이스북 본사를 연결해 열린 '페이스북 뉴스피드 미디어세션'에서 "페이스북은 사실 여부가 의심되는 게시물이 발견되면 관련 게시물을 함께 보이게 한다"며 "이용자가 같은 내용의 다른 관점 게시물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허위로 판명된 정보는 뉴스피드(콘텐츠 업데이트 공간) 하단에 배치하는 중이다. 페이스북은 이를 통해 이용자에게 허위뉴스가 전달되는 도달률을 80% 이상 감소시켰다고 밝혔다.
이같은 변화는 뉴스피드 알고리즘에 변화를 주면서 가능해졌다. 페이스북은 '인벤토리(이용자 정보 수집)→시그널(게시물 성격 확인)→예측(댓글·공유 등 반응 가능성)→관련성 점수' 등 알고리즘을 거쳐 뉴스피드에 콘텐츠를 업데이트한다. 회사는 잠재 허위뉴스를 다양한 시그널을 통해 식별한다. 이용자가 이용 규정 위반 의심 계정·게시물을 신고하거나 페이스북이 유해 콘텐츠 반복 게시·반복 생성 계정 등을 적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추출한 데이터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을 사용해 향후 규정 위반 계정·게시물 적발에 활용된다.
5일 서울시 강남구 페이스북 코리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이스북 본사를 연결해 열린 '페이스북 뉴스피드 미디어세션'. 사진/김동현 기자
다만 페이스북은 적발된 허위 의심 정보에 대한 판단은 회사 내부에서 하지 않고 외부 기관에 맡긴다고 밝혔다. 사라 매니저는 "페이스북은 허위 정보를 자체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허위 정보 여부는 협력 기관이 확인한 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식별한 정보를 IFCN 인증을 받은 사실확인 회사에 제공하면 이 회사가 허위 정보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사실확인 회사가 판단한 정보를 페이스북에 제공하면 페이스북은 이 정보를 다시 머신러닝을 활용해 잠재적 허위정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현재 국내에서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는 IFCN 인증을 받은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사라 매니저는 "페이스북은 IFCN 인증을 받은 회사와만 협력하는 중"이라며 "한국에서는 이용자 신고 등 페이스북 규정에 따라 허위정보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개국을 대상으로 시작한 이 시스템을 올해 17개국까지 늘리는 등 적용 국가를 넓혀가고 있다. 페이스북은 어떤 나라의 어느 회사와 협력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미국 AP통신, 프랑스 AFP 등과 손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국내에도 사실확인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지만 인증받은 회사가 없어 도입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이용자 신고, 국가 기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허위 정보 등을 적발해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함께 허위 정보 유통 근절에 나서고 있다.
5일 서울시 강남구 페이스북 코리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이스북 본사를 연결해 열린 '페이스북 뉴스피드 미디어세션'에서 사라 수 페이스북 뉴스피드 제품개발 매니저(왼쪽)가 뉴스피드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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