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구 현대중 사장 "해양사업 위기, 임직원들 희생 절실"
2018-09-07 20:32:50 2018-09-07 20:32:5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일감 부족을 이유로 해양사업 부문 대규모 희망퇴직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노동조합에 직접 설득에 나섰다.
 
강 사장은 7일 발표한 '해양사업본부 임직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 출항 이후 일감이 제로(0)가 된 해양사업본부는 현재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동위원회에 무급휴업도 신청했다"면서 "대표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해양사업이 유지되기 힘들기 때문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회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선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높으면서 수주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주를 하기 위해서는 수주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중국, 동남아 업체와 우리 해양사업본부와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인건비"리면서 "우리 회사의 1인당 월평균 인건비는 약 520만원이지만 중국 조선소의 경우 1만위안(약 169만원)으로 우리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싱가포르 업체에서 고용하는 인도 등 제3국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약 8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해양사업본부 총 원가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지만 중국은 6%, 싱가포르는 3%에 불과해 인건비에서 약 15% 정도의 차이가 무조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가 7일 담화문에서 현재 해양사업이 위기에 처해있으며, 임직원들의 희생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사진/현대중공업
 
조선 부문과 물량을 나누거나 외주물량을 직영으로 전환하지는 주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조와 일부 현장에서는 조선 부문과 물량을 나누면 된다고 하지만 조선사업본부는 지난해 1146억원, 올해 상반기 24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이미 2016년 9월부터 물량부족에 따른 휴업과 휴직을 지속하고 있어 물량을 나눌 형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선의 외주물량을 직영으로 전환할 경우 해양으로 인해 조선사업의 경쟁력까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이는 현대중공업 전체로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인건비 등 구체적인 수치와 경영 상황을 공개하면서 노조가 대안 없이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양사업본부는 현재 24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임금으로 1500억원, 퇴직금 120억원, 기타 부가급여 등을 포함해 약 1920억원의 인건비가 발생한다"며 "향후 3년간 신규 수주 없이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인건비 손실액만 6000억원이나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망퇴직을 시키고 싶은 경영자는 없겠지만 현재 우리는 해양사업의 존속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아무런 대책도 희생도 없이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노조 태도는 회사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며, 여러분들의 희생과 양보만이 해양사업, 나아가 현대중공업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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