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노인성 난청 인구…8년 새 2배 증가
인지저하·치매 연결 가능성 높아…증상 보이면 검사 후 보청기 사용해야
2018-09-11 06:00:00 2018-09-11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노인성 난청 인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소리를 듣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소통이 어려워져 고립된 삶을 살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노인 난청은 작은 소리뿐만 아니라 대화조차 불가능해지면서 인지 저하는 물론,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노화 현상을 말한다. 30세를 넘어서면 청력 세포가 기능을 잃기 시작한다. 귀의 노화 현상은 외이·중이 및 내이에 걸쳐 전 영역에 나타나지만, 노인성 난청은 이 가운데 영향이 가장 큰 내이에 닥치는 노화 현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70세 이상 난청 환자는 11만8560명으로 2010년 6만1550명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년 이후 아무런 이유 없이 양측 귀가 서서히 안 들리기 시작하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시작되면 고음부터 들리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대화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증세가 심해진다. 점진적으로 청력 장애가 심해지는 것이 보통이다. 또 젊었을 때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적이 있거나 영양이 부족한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 혈압·당뇨가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고 진행이 빠를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말을 구별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주로 고음의 청력손실이 심하기 때문에 말을 분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난청을 겪는 노인들의 경우 들리기는 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증상이 뚜렷해질수록 어린아이나 젊은 여성처럼 목소리가 가늘고 높은 사람의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어려워지고, 낮은 목소리라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달팽이관 안의 신경세포의 수가 감소하면서 귀에서 전달되는 소리를 정확히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해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이 지연되는 것도 이유가 된다.
 
변재용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교수는 "최근에는 난청이 인지능력 저하와 치매 발생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며 "난청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계속 저하되기 때문에 빨리 진단받고 청각 재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금씩 귀가 안 들리는 상태라면 먼저 청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와 어음검사 등으로 쉽게 진단된다. 진단을 받으면 회복하기 위한 청각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검사 전에는 미국국립보건원 체크리스트로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TV 소리를 너무 크게 해 주위 사람들이 불평한 적이 있다' 또는 '전화 통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특정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등 문항도 간단해 스스로 어느 정도의 판단이 가능하다.
 
변재용 교수는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신경조직을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지만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난청 정도와 유형을 측정해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유형의 보청기가 개발돼 여러 상황에 맞춘 대처가 가능하다. 보청기는 주변 환경의 소음을 귀로 전달해 이명을 감소시키고 듣는 능력을 높여준다. 이를 통해 자신감 향상 및 불안감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난청환자들의 또 다른 고통인 이명을 경감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노인성 난청은 작은 소리뿐만 아니라 대화조차 불가능해 지면서 인지 저하는 물론,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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