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정착, 공동번영, 화해통일 철학 계승·발전"
사상 첫 10·4 남북공동행사…노무현표 '장군차' 북에 선물
2018-10-03 17:00:21 2018-10-03 17:00:2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남북은 4일부터 6일까지 평양에서 ‘10·4선언 민족통일대회’를 민관 공동개최한다. 당초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 민간차원에서 추진하던 행사였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10·4 선언 11주년을 뜻 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 있게 개최한다”고 합의하면서 민관합동 행사로 규모가 커졌다.
 
통일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150여명 규모의 민관 방북단은 4일 오전 정부수송기를 이용해 서해직항로로 평양에 도착하고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5일에는 10·4 선언 기념행사를 하고 우리 측 대표단이 주최하는 화답 만찬이 예정돼있다. 그 외에 주요 시설 참관, 예술공연관람, 부문별 남북간 협의 등을 하고 항공편으로 6일 귀환한다.
 
방북단에는 조명균 통일부장관(이산가족상봉 정례화)과 권덕철 보건복지부차관(보건의료분야협력), 정재숙 문화재청장(역사·문화 교류) 등이 포함돼 9월 평양회담 합의 이행 방안 및 후속 당국회담 일정 협의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부 측은 “현재 구체적인 사안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행사를 주도한 노무현재단 측은 “이번 행사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4선언이 추구했던 ‘평화정착, 공동번영, 화해·통일’에 대한 가치와 철학을 계승·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번영과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계기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북측과 ▲10·4선언 기념행사 매년 남북 공동개최 ▲10·4선언 관련 사료 상호교환 ▲노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와 표지석 관리 ▲역대 남북정상회담 기념시설 평양 건립 추진 ▲‘농업회사법인(주) 봉하마을’과 ‘숙천농업개발구’와의 농업 협력사업 협의 등 5대 협력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또 노무현재단은 이번 방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생산한 봉하쌀과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이 자원봉사자들과 봉화산에 직접 심은 장군차 나무에서 수확한 장군차 등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방북단에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도 포함돼 있어 10·4 선언을 채택한 남북정상의 2세들이 만나는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정당 인사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원혜영·송영길·우원식 의원, 민주평화당 유성엽·황주홍·이용주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 20명이 이름을 올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불참했다. 이해찬 대표는 “평양공동선언 그리고 지난번 판문점선언이 노 전 대통령이 실현했던 10·4 선언의 기본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일맥상통한다는 관점에서 대화를 많이 나누고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오거돈 부산시장, 박남춘 인천시장과 광주·대전 부시장, 경기·충북·경남 부지사 등이 방북한다. 이들은 각 지역 기업의 북한진출 가능성 타진 등 지자체별 특성에 맞는 대북협력사업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 전액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하고 체류비용을 북측에 실비로 지급할 방침이다. 올해 우리 당국이 참여한 북측 행사에 정부가 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족 동질성 회복 사업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이에 따라 편의를 위한 교통, 숙박 등 체류비용은 실비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평양 시민들이 지난 9월20일 2박3일간의 평양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꽃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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