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조활동 의심된다는 이유로 경영지원팀장 해고…위법"
2018-10-09 09:00:00 2018-10-09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막연히 노조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경영지원팀장을 해고한 회사의 행위는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유진현)는 주방기구·위생소독기 제조업체인 A사가 "경영지원팀장 이모씨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결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표이사가 조합원으로부터 '대표이사께서 저와 경영지원팀장 등에게 배신감까지 들 거란 것을 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은 맞지만 이 내용만으로 이씨가 노조 조직 및 운영 관련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가 부사장 한모씨에게 "노조를 와해시키려 한다"라고 발언한 것을 이유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된 것과 관련해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내린 사실 등을 종합하면 이씨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씨가 연차기간 중 노조와 함께 임금협약 교섭과정에서 집단으로 연가투쟁을 벌인 사실은 인정되지만, 회사로서는 이씨의 연차를 조정할 수 있었고 이씨가 당시 연차를 신청한 목적이 노조 연가투쟁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도 보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사 근로자 일부는 지난 2015년 12월 전국금속노동조합을 상급단체로 하는 지회를 조직했다. A사는 이 과정에서 이씨가 비조합원들에게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노조의 회사에 대한 적대적 행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이후 이씨는 자신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로 인정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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