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30년까지 2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에 따라 최근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산업 정책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에너지원을 더 다양화하고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은 8097억원으로 이 중 태양광이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태양광에만 7731억원의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나머지 바이오(155억원)와 풍력(120억원), 연료전지(49억원) 등은 2% 이하의 비중을 차지할 뿐이다. 전체 투자액은 전년 6880억원보다 17.7% 늘었다. 관련 업체도 2016년 405개에서 438개로 8.1% 증가했지만, 종사자수(1만3972명)와 매출액(9조5463억원)은 소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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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내용을 보면 1만3927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태양광이 7522명으로 54%를 차지했다. 그 다음 풍력이 1853명(13%)과 폐기물 1662명(12%) 그리고 바이오 1647명(12%) 등의 순이다. 문제는 태양광 중심의 투자로 나머지 에너지원 산업의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즉 지난해 에너지원별 투자액과 종사자수를 비교하면 태양광보다 풍력, 폐기물, 바이오 등 비태양광 에너지 투자액이 터무니 없이 적다. 투자의 95%를 차지하는 태양광의 고용창출 비중은 전체의 54% 수준인 반면 불과 2% 미만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풍력과 폐기물, 바이오 분야는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정부의 신산업 일자리 창출방안과도 맥락이 닿아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신산업 일자리 창출방안에는 미래차와 사물인터넷(IoT) 가전과 신재생에너지가 주요 카테고리로 담겼다. 2022년까지 일자리 10만7000개(민간 9만2000개, 정부 지원사업 1만5000개) 창출을 위한 총 140여개 민간 프로젝트에는 수소차 충전 설치 보조금 대상 확대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원활한 사업 확대와 지역 주민 갈등 해소 그리고 농지법과 자연환경보전법 등 관련 규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점은 숙제다. 전기·수소차 충전소의 경제성 강화를 위한 옥외광고 허용을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이 개정해야 하고, 국공유지 설치 충전기에 대한 임대료 감면을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특례법, 산업부의 환친자법(환경친화적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을 바꿔야 한다.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설치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만큼 이들 설비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 사용이 관건이다.
앞서 정부가 천명한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의 후속조치로 규제개선이 추진중인 염해간척농지 일시사용허가 기간을 8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사안에는 농지법 개정이, 국·공유재산 최초 임대기간 연장(10년→20년)에는 신재생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 공유수면 점사용료 산정기준을 인접토지 공시지가에 설비용량을 포함하는 규제 개선을 위해 공유수면법 시행령·시행규칙이 개정돼야 한다.
2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신재생 에너지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지역 갈등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주민과 환경이 충돌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전력시장 독점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상당하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전력시장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유로운 거래가 힘들어지는데 이를 풀어야 산업 기반이 더 확대되고 기술 개발에 따른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전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한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최근 급증했다.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북핵 위기 해소와 함께 진행될 남북경협을 통해 남한보다 천연자원이 월등히 많은 북한에서 지열이나 바이오와 같은 최첨단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추진할 경우 경제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권대경·이해곤 기자 kwon2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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