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부터 잇따라 호실적을 기록하고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미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KB금융의 경우 연초 6만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던 주가가 5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탓에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월12일(종가 기준) 6만9200원까지 상승했으나 지난 8월16일 4만9400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10일 종가는 5만5400원으로 올랐으나 연초에 비해서는 19.9%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윤종규 회장이 자사주 매입 및 기업설명회(IR) 참석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윤 회장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매월 자사주 1000주를 취득한 바 있으며 지난 7월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싱가포르와 홍콩을 방문해 IR을 진행했다.
KB금융이 작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상승한 점 역시 재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KB금융은 작년 11월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안정 차원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다. KB금융의 주가는 6만원대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주가를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1만695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인 1만6079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식 수가 적을수록 추가 비용 부담이 작아져 주가를 높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계속된 인수·합병(M&A)에도 불구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4.6%를 기록하고 있어 자본적정성 지표상으로는 여전히 과잉자본"이라며 "11월말께 추가 자사주 매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1~12월께에는 KB금융과 우리은행 등이 주가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실시할 공산도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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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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