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대한민국은 장진호 전투와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오늘 영웅들의 영전에 ‘이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며 다시 한 번 깊이 추모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식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피로 맺어진 양국 국민들 간의 깊은 인연과 우정이 평화를 향한 동행으로 이어졌다. 평화를 위한 한미동맹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는 위대한 승리였고 수많은 피난민을 살려낸 인류애의 현장이었다”면서 “고립된 가운데 10배에 달하는 적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르면서 10만여 피난민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했던 용기 있는 행군, 그것이 위대한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만들었고, 오늘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졌고,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전쟁 없는 한반도의 시작을 알리게 됐다”면서 “이제 조만간 열리게 될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영원한 평화를 선언하게 된다면 장진호 전투의 희생이 얼마나 가치 있는 희생이었는지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장진호 전투에서 희생된 미 해병 용사와 유엔군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주요 보훈단체장 등이 참석했고,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제임스 우드(88) 미 생존 장진호전투참전자모임 회장과 미 7해병연대 소속이었던 로버트 팰로우(90)씨 등도 초청됐다.
한편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미 제10군단 예하 해병 1사단이 함경남도 장진군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던 중 중공군 제9병단 예하 7개 사단과 충돌한 전투다. 약 2주간의 전투에서 미 제1해병사단을 비롯한 유엔군은 사상자 1만7000여 명의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도 ‘흥남철수작전’을 성공시켰다. 흥남철수작전 피난민에는 문 대통령의 양친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취임 후 처음 미국에 방문할 당시 워싱턴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는 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라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로버트 펠로우(왼쪽), 제임스 우드(오른쪽)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제3회 장진호 전투영웅 추모행사에 참석해 국가 제창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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