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이에 따라 그룹 전반으로 확대 조짐을 보이던 검찰 수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양철한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조 회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피의사실에 대한 상당한 소명이 있지만 피의자 주거가 일정하고 직책과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등에 비추어 볼 때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의자와 사건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면서 "피의사실 인정여부 및 피의사실 책임 정도에 관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장 재직 시절 임원 자녀 등 특혜채용 혐의를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지난 8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 등으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회장은 전날 오전 10시1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굳은 얼굴로 침묵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임직원이나 유력 인사들의 자녀들의 특혜 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신한은행은 일반 지원자들에게는 학점과 연령 등을 요건으로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을 적용했지만 임직원 자녀 등 특혜대상들은 별도 관리하면서 전 과정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달 17일 채용비리에 연루된 전 인사부장 2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며, 윤모 전 부행장과 김모 전 채용팀장 등 관련자들에 대해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지난 6월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물 분석과 참고인 및 피의자 조사 결과를 종합한 뒤 조 회장에게 혐의를 두고 이달 들어 두차례에 걸쳐 비공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조 회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확인된 증거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신한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지주를 포함한 등 신한그룹 전체 계열사로 수사를 확대 중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접수한 뒤 조사를 거쳐 지난 5월 신한은행 등 채용비리 혐의가 드러난 은행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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