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주요 제조업을 기반으로 산업계 전반에 걸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계 역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낸 신약은 없지만 글로벌 제약사부터 바이오벤처까지 속속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국내 역시 정부차원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돼왔다. 단시간 내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AI 도입을 통해 신약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 개발이 완료되는 데 걸리는 최소 10년의 기간 동안 정보분석과 시뮬레이션에 활용될 여지가 큰 기술로 꼽힌다.
실제로 일반 연구자가 1년에 조사 가능한 논문이 최대 300건 정도인 데 반해 인공지능은 같은 기간 100만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개발 기간의 단축은 해당 기간 소요되는 수백억원의 비용 및 인력을 절감이라는 효과도 연쇄적으로 거둘 수 있다.
특히 대형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인력과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바이오벤처들 입장에선 적은 비용과 인력을 들여 신약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 기술이 신약 개발 초석이 되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 중 6분의1 정도를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같은 기대 효과에 따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AI 기술 도입에 나선 상태다. 화이자는 지난 2016년부터 IBM과 손잡고 공동연구 협력을 진행했고, 사노피, GSK, MSD 등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정치권 역시 신약 분야 AI 접목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신약 개발에서 한발 앞서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인공지능 플랫폼 도입 및 관련사 제휴를 통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국내 역시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 토종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을 통해 국내 기업의 신약개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의 경우 개별 제약사 중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없지만 정부 차원에선 내년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에 25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꾸준히 관련 산업 육성에 무게를 싣고있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오는 1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AI 파마코리아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인공지능을 통한 신약개발 성공의 열쇠'를 주제로 국내외 의약품분야 AI솔루션 개발사들의 기술 및 신약개발 적용사례를 소개한다는 취지다.
주요 제조업을 기반으로 산업계 전반에 걸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계 역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동아에스티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