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미 비핵화 협상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남북 간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발표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를 국빈방문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르 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과정과 절차는 기본적으로 북미 양국이 직접 협의해 합의할 문제”라면서도 “북한은 자신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성실히 계속 이행해 나가야 할 것이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보장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신뢰할 만한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적 교류 등도 상정 가능하며, 향후 북한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1차 회담의 선언적 합의를 뛰어넘어 큰 폭의 구체적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나는 세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나눴고, 김 위원장이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이유로 문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 제재로 인해 실제로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비핵화 합의를 어길 경우 미국과 국제 사회로부터 받게 될 보복을 감당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핵개발에서 경제건설로 정책전환 단행 ▲완전한 비핵화를 국제사회에 약속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등 의미있는 비핵화 조치 실천 ▲김 위원장의 직접 발표로 북한 내부 공식화 등도 언급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북한 인권문제에 관련해선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에서도 ‘최근 한반도 긴장완화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나도 그에 공감한다”며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한 북한과의 교류·협력 강화가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개선에 실효성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프랑스 국빈방문에 대해 “나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프랑스 방문 시 수립했던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자 한다”며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함께 만들기 위한 긴밀한 협력체제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안보는 물론 교역과 투자, 교육과 문화 등 기존 협력 분야를 넘어 빅데이터·인공지능·자율주행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기반도 다지고자 한다”며 “마크롱 대통령과 포괄적인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프랑스 비즈니스 리더스 서밋’이 양국 투자가 촉진되는 협력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메종 드 라 뮤투알리테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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