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개발자가 아니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자사 AI 플랫폼에 참여하는 파트너를 빠르게 확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17일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뉴ICT포럼에서 자사 AI 누구 서비스를 간편하게 개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 '누구 디벨로퍼스'를 공개했다. 사이트가 정식 오픈되는 오는 24일 개발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웹사이트의 공개를 알리는 누구 컨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외부 개발자가 직접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누구 플레이 키트(NUGU Play Kit)'와 디바이스 관리용 '누구 비즈(NUGU Biz)'로 구성된다. 그래픽 사용자 환경(GUI)으로 돼 있어 개발자는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누구 서비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누구 디벨로퍼스 웹사이트에서 회원 가입만 하면 곧바로 플레이를 개발할 수 있으며, 유해서비스·금칙어 포함 여부, 발화 테스트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쳐 배포·운영하게 된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 유닛장은 "지난 6월부터 누구 오픈 플랫폼 베타 버전을 기반으로 편의점 CU·워커힐호텔 비스타 등과 협력해 맞춤형 AI 서비스를 개발해왔고, 검증된 상태에서 오픈 플랫폼을 상용화하게 됐다"면서 "플랫폼과 제휴를 희망하는 이들 사이의 복잡한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높은 개발비용을 줄여주는 장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 유닛장이 '누구 디벨로퍼스'의 개요와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아마존(알렉사)을 시작으로 구글(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클로바) 등 이미 AI 오픈 플랫폼이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누구 디벨로퍼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16년 9월 상용화한 누구는 최근 월간 실사용자만 600만명을 돌파했다. 오픈 플랫폼을 600만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했을 때 파급력이 다른 플랫폼 대비 클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현아 SK텔레콤 AI개발 유닛장은 "누구의 플랫폼 파워가 커지면서 외부의 서비스 제휴 요청이 쇄도했고, 내부 개발자가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개방된 플랫폼으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제휴사들과 다양한 누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 중 무료 음원 서비스 '클래식 매니저'와 아이돌 일정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돌 캘린더'를 추가로 선보이고, 윤선생·파라다이스호텔 부산·한솔교육 등 40여개 업체와 서비스 출시를 추진 중이다. 연내 누구 제어가 가능한 AI 리모컨을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누구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출시해 다양한 기기에서 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향후 이용자가 사용하고 싶은 플레이를 직접 고를 수 있는 AI 애플리케이션(앱) 전용 스토어 '플레이그라운드'도 선보인다. 이 유닛장은 "앱 스토어를 통해 모든 사용자들에게 AI 플레이를 노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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