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꼭 가야할 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여야가 다시 한 번 치열하게 맞붙었다. 야당은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며 대전환을 주문했고, 여당과 정부는 흔들림 없는 추진을 재확인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기재부 국감에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청와대와 대통령을 설득하든 싸우든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며 "김 부총리는 사퇴를 하든 소신을 지키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은 "저소득층 소득 증대로 경제성장이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 같은 양극화나 소득분배 왜곡 상황에서 아무리 외형적인 것이라도 지속성장은 가능하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은 그렇기에 꼭 가야할 길"이라고 맞섰다. 그는 "저소득층 소득증대만으로 성장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출기업의 기여도도 중요하고 혁신성장에 포함된 여러 규제완화, 전통 제조업 문제, 신산업 등이 다 같이 어우러져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체제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에 힘을 보탰다.
소득주도성장을 청와대가 주도하면서 '김동연 패싱'이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청와대가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면서 주요 정책이 함몰됐고 김 부총리가 추진하는 여러 구조적 혁신 정책이 잘 안 먹히고 성과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추 의원은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의견 충돌 문제도 추궁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청와대와 자주 대화를 하고 있고 내부적으로 한 얘기를 밖에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이견이 없을 순 없다"고 일축했다.
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고용 대책으로 추진하는 공공기관 단기일자리 창출 방안 문제에 대한 야당의 문제제기도 나왔다. 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각 공공기관이 필요해서 자체적으로 뽑는 것이 맞춤형이지 기재부가 청와대와 논의해 공공기관에 8차례 공문 보내서 압박하다시피 급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단기일자리 급조정책은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부총리는 "단기일자리 정책이 통계를 위해서 한다거나 청와대에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전혀 오해"라면서도 "공공기관이 필요한 맞춤형 일자리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면 시정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이명박정부 때도 청년 인턴제로 31만개 단기일자리를 만들었고 박근혜정부도 청년 인턴제를 추진했다"며 "마치 문재인정부만 하는 것처럼 비판하는건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부총리는 10월에도 고용여건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 차등화 여부와 관련해선 "국회 입법과정까지 먼 길"이라며 “정부 내부에서는 자료 검토와 효과 분석 등을 하면서 앞으로 있을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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