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공공기관의 불공정 채용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채용과정에서 불공정한 조건이 평가에 반영된다고 체감하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지난 17~18일 구직자 297명에게 ‘불공정한 채용 조건’을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4.1%는 본인이 겪은 채용과정에서 불공정한 조건이 반영된 것을 체감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채용 평가에 반영됐을 때 가장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기준 1위는 연령으로 35.7%를 차지했다. 다음은 ‘출신 학교’(15.5%), 인맥(15.2%), ‘부모의 배경’(12.1%), 외모(6.4%), 성별(5.1%) 등이 있었다.
불공정한 조건이 채용 평가에 반영되었다고 체감한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내정자가 있는 듯한 채용을 봤을 때’(45%, 복수응답)가 첫 번째로 꼽혔다. 계속해서 ‘면접에서 특정 지원자에게만 관심이 쏠릴 때’(30.5%), ‘채용공고가 게시된 도중에 바뀔 때’(24.1%), ‘나보다 스펙이 낮은 사람이 합격할 때’(23.6%), ‘부모 배경 등 불필요한 정보를 요구당할 때’(22.7%), ‘특정 조건의 지원자 특혜 소문을 들을 때’(16.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중 69.1%는 본인 실력보다는 불공정한 평가 조건 때문에 채용에서 탈락했다고 생각했다. 또 88.6%는 이런 평가 조건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공정을 느낀 구직자가 많다보니, 기업의 채용 공정성 역시 곧이곧대로 믿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전체 응답자 중 24.2%만이 기업의 채용 공정성을 신뢰한다고 답했고, 이보다 3배 가량 많은 응답자(75.8%)는 불신한다고 응답했다. 구직자가 생각하는 일반 기업의 채용 공정성은 평균 53.6점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채용 과정 중 가장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점은 ‘명확한 평가기준 제시되지 않음’(53.9%, 복수응답)이었다. 다음으로는 ‘일부 자격조건으로 필터링’(43.1%), ‘내정자 있는 채용 진행’(34.3%), ‘합격자 발표 비공개 진행’(30.6%), ‘부모 능력 등 불필요한 정보 요구’(23.6%), ‘성별 등 바꾸기 어려운 요소로 차별’(20.9%) 등을 들었다.
구직자들은 공정한 채용을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채용 심사기준 공개’(24.9%)를 1위로 꼽았다. 이밖에 ‘블라인드 평가 도입’(19.9%), ‘직무내용 상세히 공고에 기재’(15.5%), ‘합격 불합격 발표 공개’(12.5%), ‘서류 기재 항목 간소화’(10.4%), ‘청탁에 대한 규제 강화’(6.4%),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세스 도입’(6.1%) 등의 답변이 있었다.
지난 22일 바른미래당 김수민(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이양수, 송희경,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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