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내주 중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답보상태였던 비핵화 협상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까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국제기구 사찰 관련 질문을 받고 “그것은 내 카운터파트와 다음 주에 논의할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달 19일 멕시코 순방 중 “약 열흘 내로 회담을 기대한다”고 말한 이후 12일 만에 대략적인 회담 일정을 밝힌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이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주 반 전 미국 사찰단이 두 가지 중요시설을 둘러보도록 허락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지속 강조하는 상황에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사찰을 두고 북미 간 의견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이 지난 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까지 밝힌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영변 핵시설의 외부참관단 방문에 대비한 준비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구체적인 북미 고위급 회담 날짜·장소와 카운터파트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미국 정가에서는 회담이 9일쯤 뉴욕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측 협상 상대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급회담을 통한 협상내용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내년 초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너무 늦기 전에 함께하게 할 의향이 있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위협 제거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달 23일(현지시간) 국무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언론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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