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H&B 스토어가 화장품의 대표 유통 채널로 부상하며 성장하고 있으나 후발주자로 출발한 GS리테일 '랄라블라'의 실적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GS리테일이 지난 8월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랄라블라 및 신사업이 포함된 '기타' 부분에서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145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4% 확대됐다. 1일 발표되는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나 이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효과로 적자 폭은 확대될 예정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기타 사업부 중 대표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부문은 랄라블라"라며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00억원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장 수도 홀로 감소세다. 랄라블라의 매장 수는 지난 2015년 113개에서 지난해 급격히 증가해 186개까지 성장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9월 기준 190개로 지난 3월보다 1개 줄었다. 반면 업계 1위 올리브영의 매장수는 지난 2015년 552개에서 올해 9월 기준 1100개로 3년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H&B 스토어(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전체에서 올리브영의 비중도 매장 수 기준 2015년에는 76.8% 였지만 꾸준히 상승해 올해 상반기 79.2%를 차지했다. 업계 3위 롭스도 2015년 53개의 매장에서 지난 9월 기준 11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사실상 화장품의 유통 트렌드가 브랜드숍에서 H&B스토어로 방향이 돌아선 상황에서 랄라블라의 실적 부진은 주요 상권의 포화, 타 매장과의 차별화 실패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GS리테일은 왓슨스와 결별하고 랄라블라로 이름을 바꾼 뒤 공격적인 출점을 예고했다. 그러나 주요 상권에는 올리브영이 이미 들어서 있어 외형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고 이렇다할 차별화 포인트도 없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결국 랄라블라는 외형 확대에서 내실 다지기로 사업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내실 다지기에 집중 할 예정"이라며 "과거 편의점들이 성장한 것처럼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랄라블라
긍정적인 점은 랄라블라가 새롭게 론칭한 서비스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랄라블라가 지난 8월 리뉴얼 론칭한 전용 온라인몰은 2주만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7% 늘고 일 평균 방문자도 123% 증가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와 협업해 랄라블라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GS25에서 픽업하는 서비스와 랄라블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택배 서비스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올리브영의 '1위 굳히기'와 롭스의 추격도 계속되고 있다. 올리브영은 효율적인 출점 전략을 꾀하고 있다.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상권 분석을 통한 상권 맞춤형 매장 출점으로 국내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 오픈한 강남점은 상권 맞춤형 매장으로 일 평균 방문자 수가 최대 2만명에 달한다. 업계 3위 롭스도 '롯데슈퍼 with 롭스'라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고객 연령 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0~30대가 주 고객인 H&B 스토어에 30~40대를 위한 기초 화장품 등의 구색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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