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4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민생법안 처리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당정청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실현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는 지난달 8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과 국정감사 현안 등을 논의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조정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우선 ‘교체설’이 돌고있는 장하성 실장은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로 인해 고통받는 분이 많아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내년도 예산안이 집행되면 내년에는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흔들림 없이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야당의 ‘세금중독성장’ 비판을 의식한 듯 “경제의 어려움을 세금으로 메우려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국민세금을 국민께 돌려주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제가 어렵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집행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국민이 낸 세금을 어려움을 겪는 국민께 쓰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고 대다수 국민들도 동의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 실장은 한국경제가 성장한 만큼 분배가 안 돼 양극화 및 소득불평등에 시달린다며 “한국경제의 이러한 누적된 모순은 시장에서 만들어졌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잘사는 새로운 경제구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러한 경제구조 변환과정에서 고통받는 일부 자영업자, 서민, 중소상공인에게 재차 고개를 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용위기 지역과 산업위기 지역을 다니면서 경제인과 만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투자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방안이 없는지 노력하고 싶다”며 “고용위기지역 일자리 창출사업을 위해서는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지방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당청에 제안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산업현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일부 정책의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하고 완화해야 한다”면서 “노동시간 단축 계도기간이 연말에 끝나기 때문에 그 안에 정부·여당의 방침을 산업현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강조한 포용국가의 가치가 각 분야에 구현되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해찬 대표는 “포용국가를 위해서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그중에 일자리를 잘 만들어 내는 것이 내년예산의 중점사안”이라며 “편성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집행도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착실한 집행을 당부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생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세입예산을 차질없이 확보하고 핵심정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려면 20가지에 이르는 예산 부수법안이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안한 ‘아동수당 인상 및 지급범위 확대’에 반색하고 “저출산 해결은 국가적 과제다. 야당과 충분히 논의할 용의가 있다”면서 “예산심사 과정에서도 야당이 제기하는 합리적 요구에 대해 정부와 당이 충분히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후속 조치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제6차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이해찬 당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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