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내달 박정호 체제 2년을 맞는 SK텔레콤이 다양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취임한 박 사장은 "SK텔레콤 혼자만의 힘이 아닌 개방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ICT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SK텔레콤은 자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적용한 AI나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협업 체계 구축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가상현실(VR) 분야에서는 VR 콘텐츠 전문기업 리얼리티리플렉션과 손잡았다. 양사는 AI 홀로그램 디바이스 '홀로박스'를 함께 개발하며 출시를 준비 중이다. 홀로박스는 기존의 AI 스피커 누구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기기 내부에 홀로그램 캐릭터가 나타나 음악이나 각종 명령에 맞춰 움직인다.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캐릭터 제작을 맡았다. SK텔레콤은 누구와 AR(증강현실)·VR 제작 플랫폼 'T리얼 플랫폼'을 기반으로 홀로박스를 제작했다. 홀로박스는 올해 2월 열린 MWC 2018에서 먼저 공개됐다. VR은 SK텔레콤을 비롯한 이통사들이 5G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꼽는 대표적 분야다.
SK텔레콤의 '홀로박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모바일 방송 스타트업 메이크어스와도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바일 콘텐츠를 포함한 미디어 분야는 박 사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올해 6월 메이크어스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메이크어스는 음악·음식·여행 등의 주제로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메이크어스는 음악 콘텐츠 '세로라이브'로 인기를 얻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을 볼 때 가로가 아닌 세로로도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한 세로 동영상이다. 메이크어스는 웹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도 보유하고 있다. 5G 시대에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LTE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5G가 LTE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농업 기업 스마프, 제과 기업 오리온과 함께 감자 재배 농가 스마트화 작업도 진행했다.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감자 재배 농가에 '지능형 관수·관비 솔루션'을 제공했다. 지능형 관수·관비 솔루션은 IoT 플랫폼을 활용해 온도·습도·강수량 등 재배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필요한 양을 산출한다. 모바일 기기로 원격제어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IoT 플랫폼과 인터넷망을 제공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SK텔레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년 전보다 뒷걸음질쳤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016년 3분기보다 약 1.4% 감소한 4조1864억원, 영업이익은 약 28% 줄어든 3041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SK텔레콤은 AI·IoT·미디어 등 신사업 분야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와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이동통신보다 새로운 ICT 분야에서 먹거리를 찾으며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며 "이통사에서 종합 ICT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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