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도 특수목적 예비비 예산이 2조5000억원으로 편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예비비 예산 3조원 중 5000억원까지 감액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동의했기 때문이다.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간 논쟁을 피하기 위해 예비비 예산을 돌려 쓰는 상황이 나오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며 "이런 행정 편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부 삭감이 필요하다. 한국당 입장은 5000억원 삭감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지진과 화재 등 자연재해 대비를 위해 쓰이는 예비비 예산은 그동안 사용 목적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받아 왔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이날 회의에서 "예비비 사용내역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예비비 사용목적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논의가 계속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기재위는 오늘 8일 회의를 통해 예산안을 확정짓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여야는 30억원 규모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운영' 사업 예산 삭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 삭감안을, 자유한국당은 50% 삭감안을 제시한 가운데 정부는 1억4000만원 감액을 주장했다. 북방경제위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서 문재인정부의 신북방 경제 정책을 수행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중요도를 감안해 정부는 내년 북방경제위 운영 예산을 29억6000만원으로 편성했다.
박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북 관련 기구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북방경제위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며 "올해 예산 중 불용액이 많고 위원회 활동도 유명무실하다. 북방경제위 존재에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서형수 의원은 "북방경제위가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크고 활동 자체는 더 강화돼야 한다"며 "10% 정도 삭감하는 것으로 맞춰보자"고 제안했다.
혁신성장본부 운영 사업 예산과 관련해선 내년도 관련 예산안 14억8100만원의 원안 통과를 주장하는 정부 측 입장과 원안에서 1억4000만원 삭감해야 한다는 야당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가운데)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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