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리버리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난 9일 공모가 2만5000원을 넘어선 2만8700원으로 첫 거래를 마쳤다. 12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500원(1.74%) 오른 2만9200원으로 마감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이란 주관 증권사의 추천만 있으면 이익 여부와 상관없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수 있는 제도다. 기술성 특례상장이 전문 평가기관에서 A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하는 것과 달리 성장성 특례상장은 이러한 평가가 필요 없다. 대신 주관사의 책임이 뒤따른다. 주관사는 일반공모청약자에게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한다. 일반공모청약자는 공모주식에 한해 상장 후 6개월간 공모가격의 90%로 주관사에 되팔 수 있다.
셀리버리는 약리물질의 생체 내 전송기술(TSDT)플랫폼을 기반으로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이런 조건에 부합해 특례상장 1호로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후 이틀간의 주가는 양호한 흐름이다. 하지만 10월 급락장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경우 주가 하락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코스닥지수는 173.60포인트(-21.11%) 하락했다. 그 여파로 올해 상장한 기업 중
아이큐어(175250)는 공모가 대비 40%,
티웨이항공(091810)은 35%,
크리스에프앤씨(110790)는 25%가량 하락했다.
풋백옵션에 따라 일반 청약자는 셀리버리의 주식을 주관사에 공모가의 90%인 2만2500원에 되팔 수 있다. 예를 들어 6개월 이내에 셀리버리 주가가 공모가보다 20%가량 하락한 경우를 가정하면, 일반 공모주(23만주)를 감안해 DB금융투자는 58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는 DB금융투자가 지난해 번 당기순이익(154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런 부담을 고려해 공모가 확정 단계에서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셀리버리와 사업모델이 유사한 메디포스트, 녹십자셀 등의 PSR(주가매출비율)의 평균 22배, 할인율 38.7~50.9%을 적용한 희망공모가는 2만~2만5000원 선이었다. 수요예측에서 밴드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기관투자자들이 거의 대부분(98.7%)일 정도로 기관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보수적으로희망가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셀리버리의 수요예측 마지막날 코스닥이 전 거래일보다 4%가까이 급락하는 등 시장의 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성 특례 1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면서 "향후 주가흐름에 따라 2호 기업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셀리버리는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단기간 내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 확보가 가능하고, 희귀질환 중심의 파이프라인 등으로 라이센스아웃과 공동개발 계약 체결로 조기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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