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성단체들이 1심과 달리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항소심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152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안희정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시작하는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 대한 의견을 냈다.
피해자 김지은씨 변호인단 소속 정혜선 변호사는 "김씨와 안 전 지사 모두 사건 과정에서 일어난 특정한 일을 같이 진술했으나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진술은 본인의 체험을 근거로 이뤄진 만큼 신빙성이 높다면서도 김씨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했다"며 "'위력은 존재하지만 행사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없다'는 논리를 만들었고 법률에서 요구하지도 않는 '위력의 행사'라는 요건을 자의적으로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수사 과정은 치밀하고 엄중했다. 김씨는 수치스러운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질문에도 사실만을 얘기했고 검찰은 김씨 진술을 신뢰했다"며 "김씨는 1심 법정에서 12시간 동안 신문당했으나 안 전 지사에게는 어떠한 신문도 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핸드폰도 폐기했다"고 밝혔다.
또 "항소심은 다를 것으로 기대하는데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진실이고 정의"라며 "김씨는 용기를 잃지 않기로 했다. 피해자의 말을 편견 없이 진심으로 들어줄 재판부 앞에서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증언이라 할지라도 진실을 증언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를 지원하는 변호사들은 향후 항소심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올바른 판결이 내려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생각이다. 판결뿐만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김씨에 대한 2차 피해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며 "김씨에 대한 비방으로 이 사건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소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1심 판결문을 읽으면서 안 전 지사 변호인과 증인의 주장이 그대로 반복되는 것에 분노했다. 1심 판결은 안 전 지사 변론을 그대로 반복한 것과 다름없다"며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를 의심하기에 앞서 반드시 피고인 안희정을 심문해야 한다. 피고인의 행동이 어떤 논리적 정합성을 가질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의 이진옥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2974명 판사 중 여성은 29.1% 수준이나 차관급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중 여성은 5%뿐으로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은 남성 연대 카르텔이 낳은 결과"라며 "견제받지 않는 부패한 남성 권력에 의해 사법 정의가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희정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서울지방변호사회 정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구를 들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광연 기자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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