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 과잉에 대한 불안감이 국제유가를 재차 급락시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호재가 기대되는 항공사나 한국전력 등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하면서 58달러 선에 도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로 감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 하락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석유수출기구(OPEC) 정례회담에서 감산을 합의하지 않을 경우 원유시장은 공급 과잉 국면이 확대돼 지난 2014~2015년 유가 급락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급락에 주식시장에서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유가하락 수혜주는 항공주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항공기에 쓰이는 유류비가 감소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연료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약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 급락이 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란 점에 주의를 당부했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항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로 유가 등락의 유일한 대응 방법은 운임에 전가시키는 것”이라며 “운임 전가 여부는 항공산업의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의 초점은 유가가 아닌 업황을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한국전력(015760)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전력은 전거래일보다 6.16%(1700원) 오른 2만9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가파른 유가 하락에 비용 부담이 해소되고 있어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개선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기간 동안 유가 하락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최근 유가 하락은 시차 영향으로 내년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았던
롯데케미칼(011170)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롯데케미칼은 전날보다 5.05%(1만4000원) 오른 29만1500원에 마감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4% 감소한 5036억원을 기록, 유가 상승에 따른 주요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차) 축소로 부진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으로 일부 제품의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공급과잉 우려도 있어 개선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정유주인
S-Oil(010950)(-3.21%)은 4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며 10만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1.75%)도 이틀 연속 약세다. 정유주 주가는 국제유가와 정방향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래깅효과 때문이다. 래깅효과란 유가 상승을 반영해 제품가격은 오르지만, 1~2개월 시차를 두고 오르기 전 가격으로 도입된 원유를 생산에 투입, 마진이 커지는 햔상을 말한다. 반대의 경우엔 손실이 확대된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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