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구조조정 불똥…트럼프, 수입차 치킨세 위협
최대 25% 관세 적용…5년간 30조 넘는 수출 손실 우려
2018-11-29 17:18:59 2018-11-29 17:18:5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구조조정 발표 여파가 국내 완성차업계로 번지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 무역장벽을 높여서라도 GM의 자국 내 공장 가동중단을 막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의 소형 트럭이 인기 있는 이유는 수입 소형 트럭에 25%의 관세가 적용됐기 때문이며, 이것을 치킨세(chicken tax)라고 부른다"면서 "우리가 이것(치킨세)을 수입차에 부과한다면 더 많은 차들이 생산되면서 GM이 오하이오, 미시건, 메릴랜드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GM은 26일(현지시간) 북미지역 5개 공장의 가동중단 계획을 발표했고, 이로 인한 감원 규모는 1만4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수입차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빠르면 다음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최대 25%의 고율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M의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수입차에 고율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자동차업계는 미국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완성차는 물론 부품업계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향후 5년간 308억달러(약 34조5000억원)의 대미 수출 손실과 30만개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미국 자동차 고관세 부과의 주요국 영향' 자료에서는 25% 관세 부과시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량 감소율은 22.7%로, 일본(21.5%)과 독일(21.0%) 등에 비해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수출길에 오른 국내 완성차 규모는 84만5319대에 달한다. 올해는 10월까지 현대차 24만6321대, 기아차 16만8177대, 한국지엠 13만6812대, 르노삼성자동차 9만934대 등 64만2264대다. 전체 수출 규모(190만5899대)의 33.7%에 해당하는 최대 전략시장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 관세가 적용되면 사실상 미국 수출은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수출의 30% 이상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보다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타격이 더욱 클 것"이라며 "특히 르노삼성 수출 물량은 전부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여서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결정한다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보다 부품 업체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2·3차 협력업체들이 부도나는 현실을 감안하면, 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린다면 그만큼 국내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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